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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밀, 금리 3% '벽'에 울었다 1000억 원 중 500억 원 입찰…회사채 스프레드 너무 좁아

서세미 기자공개 2013-03-25 21:53:13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5일 21: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 22일 1000억 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시행한 결과 500억 원의 미배정이 발생했다. 삼성 그룹 후광 효과로 성공적인 수요예측이 예상됐으나 폴리실리콘 투자와 낮은 금리 수준이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중 내내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삼성정밀이 제시한 발행 희망금리가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를 밑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다.

◇ 삼성정밀화학, 1000억 원 중 500억 원 미배정 발생… 예상 밖의 수요예측 결과

삼성정밀화학은 오는 4월 1일 1000억 원 상당 5년 물을 발행할 계획이다.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가 맡았으며, 인수단으로 삼성증권과 KB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지난 20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삼성정밀화학이 제시한 금리밴드는 '국고5년물 + 24bp~34bp.' 19일 현재 국고채 5년물 금리 2.68%를 기준으로 할 때 2.92~3.02% 수준으로 상단이 삼성정밀의 민평금리보다 2bp 높았다. 당시만 해도 비교적 넉넉한 금리를 제시해 수요예측의 성공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수요예측에는 1000억 원 모집에 500억 원만 참여했다. 나머지 500억 원에 대한 미배정이 발생한 셈이다. 아직 청약 단계가 남아있으나 수요예측 경쟁률이 올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삼성 계열사 중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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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하 절대 금리 투자 매력도 떨어트려…회사채 스프레드 축소도 투자 부담 요인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갖고도 대규모 미배정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낮아도 너무 낮은 금리였다. 수요예측일을 앞두고 국고채 금리가 2.68%에서 2.65%로 3bp 하락하는 바람에 삼성정밀이 제시한 희망금리 상단이 2.99%로 떨어졌다. 5년물 발행금리가 3%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자 수요예측에 참여를 약속했던 투자자들이 발을 뺐다는 후문이다.

아무리 AA급 우량 회사채라 해도 더 이상 투자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금리대가 된 셈이다. DCM 관계자는 "삼성정밀화학이 올해 발행에 나섰던 AA-등급 회사채 중에 처음으로 금리밴드가 3% 이하로 떨어진 회사채라 시장 분위기가 얼어 붙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올해 10차례 발행된 AA-등급 5년물 회사채 중 확정금리가 3%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여태까지 발행된 것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한 회사채는 지난 3월 4일 발행된 롯데하이마트로 확정금리가 3.04%를 기록했다. 금리밴드 자체는 '국고5년+25~35bp' 정도로 이번에 삼성정밀화학이 제시한 수준과 비슷하지만 한 달 사이에 국고채 금리가 많이 하락했다. 올해 초 2.98%이었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일 2.74%로 하락했고 지난 22일에는 2.65%로 더욱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는 동시에 회사채 스프레드 폭이 축소되면서 점점 회사채 투자 메리트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1월 2일 국고채 대비 AA-등급 스프레드는 53bp를 기록했는데 반해 지난 22일 기준 스프레드가 42bp로 축소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낮은 절대금리도 문제지만 AA-등급 스프레드가 30bp 정도에 그치는 것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린다"며 "국고채로 RP거래를 해 받을 수 있는 연간 수수료가 30bp~35bp수준인데, 회사채에 투자해 그 정도의 차익을 얻지 못한다면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절대금리가 높고 비교적 안정적인 A급 회사채에 관심을 두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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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실리콘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투자 부담 가중

일각에서는 삼성정밀화학의 폴리실리콘 투자 확대가 투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정밀화학도 일정 수준 화학 업종 디스카운트를 받았을 것 같다"며 "태양광 업황 침체로 관련 기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수한 재무안정성에도 차별화에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말까지 2000억 원을 폴리실리콘 관련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정밀화학은 그 외 정밀화학 분야에서 사업 다각화를 이루고 있어 폴리실리콘 투자에 대한 부담이 다른 태양광업체들보다 낮은 편이다. 게다가 2011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유지한 덕에 재무 안정성이 우수하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현재 진행 또는 계획 중인 투자부담으로 차입금 규모가 증가할 수 있지만 우수한 재무구조와 재무적 융통성을 감안했을 때 재무 안정성 저하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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