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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롯데, 롯데손보 투자실패 1100억 날려 작년 롯데지분 손상차손 단행..롯데역사는 역대 최악 실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3-03-27 11:38:00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7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가 땅을 빌려 영위하는 사업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도 계열사 지분 투자 등 사익을 추구한다는 비판을 들었던 영등포롯데백화점이 논란의 대상이었던 롯데손해보험 지분투자 실패로 약 1112억원을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롯데백화점의 법인명인 롯데역사는 이 여파로 작년 실적이 급감했다.

27일 롯데역사의 2012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역사는 지난해 지분법적용주식처분손실 약 817억원을 인식한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118억원으로 급감,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역사는 지난해 6824억원의 매출과 8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전해 매출(7137억원)과 영업이익(991억원)에 비해 다소 실망스런 성적표이지만,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추이를 감안하면 아주 안 좋았던 건 아니다. 그러나 8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남기고도 금융비용(지분법적용주식처분손실) 822억원을 영업외손실로 반영하며 당기순이익은 118억원으로 급감했다. 직전해 당기순이익(756억원) 대비 84% 급감이다.

롯데역사 영업실적 추이

롯데역사의 실적을 급감시킨 '금융비용'은 주로 롯데손보 지분 '손상차손'에 따른 비용으로 파악된다. 손상차손은 특정 자산의 가치가 원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의적이고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해 자산에서 감액하는 것이다. 보통 최초 투자 원금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역사는 롯데손해보험 지분 22.67%를 들고 있었으나 롯데손보의 실적이 좋아질 기미가 안보이고 주가도 계속 떨어지자 이 자산을 모두 손실처리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역사의 롯데손보 지분투자는 2008년 이뤄졌다. 롯데역사는 2008년초 호텔롯데·대홍기획·부산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함께 대한시멘트 등으로부터 대한화재해상보험 지분 56.98%(2396만150주)를 주당 1만4717원, 총 3526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역사 출자 지분은 22.67%(953만2254주)이고, 출자금은 총 1403억원이었다.

이번에 손상차손을 단행한 결과 이 출자금은 297억원의 장부가격으로 다시 평가됐다. 최초 출자금과의 차액인 1112억원은 장부상으로도 모두 날린 금액이 된다.

롯데역사가 가지고 있던 롯데손보 지분은 그동안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 왔던 지분이다. 롯데역사는 영등포 국유지 위에 건설된 사업장에서 7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백화점이다. 쌓아 놓은 이익잉여금만 5000억원대다. 코레일이 지분 약 3분의 1을 들고 있어 공적 책임이 부여된 회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계열사 인수 등 그룹 외형 확장을 위해 롯데역사 자금을 끌어다쓰자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에도 롯데그룹은 롯데역사를 통해 롯데손보 유증에 참여하려 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유지에서 이익을 남겨 대기업의 부를 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도 2대주주인 코레일의 견제 능력을 두고 여러 지적이 나왔었다.

이번에 롯데역사가 롯데손보 지분 대부분을 손상차손한 것은 견제가 없었던 이런 지분투자가 실패로 귀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사례로 알려질 전망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레일은 지난해부터 감시 시스템을 작동하고 있고 롯데손보 유증에 참여하려는 것도 막았다"며 "이런 견제 기능은 바람직하지만, 과거에도 작동되었으면 투자 실패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역사는 롯데손보 지분 외에도 롯데건설, 롯데송도쇼핑타운의 지분을 들고 있다. 롯데송도쇼핑타운의 경우 첫 삽도 못뜬채 비용만 날리는 상황이어서 롯데손보의 투자실패와 같은 또 다른 지분투자 실패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롯데측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손상차손이라는 입장이다. 지분 22.67%를 들고 있다가 지난해 롯데손보 유증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서 지분율이 20% 아래로 떨어졌고 어쩔 수 없이 재무적으로 떨어내야 했다는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20% 이상의 지분은 지분법 적용을 하지만 지분율이 14.17%로 떨어지면서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계정이 분류됐다"며 "이에 따라 자산 재평가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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