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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변신은 무죄..주가지수 따라 진화 거듭 초기 단순 상승구조에서 스텝다운 찍고 킹크랩까지

송종호 기자공개 2013-04-01 13:52:40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1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8일 KOSPI200 지수는 261.86포인트. 그 전날 지수도 261.86포인트를 기록했다. 말그대로 변동성 제로. 변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지수인 V-KOSPI200도 최근 14.34를 나타내는 등 25년새 최저 수준이다.

변동성에 따라 ELS(주가연계증권)는 쿠폰수익률이 달라진다. 최저점에 달한 변동성 탓에 쿠폰수익률 역시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증권사마다 기초자산을 늘리거나 변형된 형태의 ELS를 출시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ELS의 변신은 저변동성 시장인 최근상황에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새로운 구조를 통해 ELS는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왔다. 시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ELS가 첫 발행된 2003년 4월과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그리고 최근 변동성이 최저점에 이른 상황으로 크게 구분된다.

우투자료

초기만 해도 1년 이내의 짧은 만기에 한 가지 기초자산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기초자산 역시 코스피200이나 삼성전자 같은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와 종목에 집중됐다. 초기 조기상환형이나 상승 녹아웃형 상품이 주를 이뤘다.

특히 대부분의 ELS가 15% 이상 하락하지 않거나 설정일 후 한 번이라도 10% 이상 상승했을 때 등과 같이 상승장에 베팅하는 형식으로 설정됐다. 실제 2003년 코스피 지수는 전년보다 29.2% 상승했다.

사정은 2006년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횡보장세가 지속되면서 2003년 출시 이후 인기몰이를 했던 ELS의 조기상환 개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조정이 길어지면서 원금손실 ELS가 크게 증가했고, 이 때문에 원금보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나 조기상환이 빠른 ELS를 찾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이때 등장한 게 '하이파이브형 ELS'다. 하이파이브형 ELS는 조기상환 평가일의 조기상환 조건이 일정하게 고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기 3년에 매 3개월마다 총 12회의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하이파이브형 ELS는 기초자산 주가가 특정 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해진 기간별로 조기 상환되면서 수익이 지급된다. 예를 들어 KOSPI200과 항셍지수의 기초자산 가운데 수익률이 저조한 주식을 기준으로 매 시점에 기준가격의 85%이상일 경우 원금+연10%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되는 구조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은 "주가가 횡보하거나 급락하는 시점에서 원금보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며 "하방에 대한 원금보장이 확대되는 등 투자자에게 보다 유리한 구조의 ELS가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지금은 ELS의 대명사가 된 '스텝다운형(Step-down) ELS'도 2006년부터 출시됐다. 당시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편입 자산의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35~50%까지 하락하지 않을 경우 만기에 최소한 원금을 환급하는 구조로 원금보장을 우선으로 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엔 개별 주식의 주가가 50% 이상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ELS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크게 줄었다. 상품을 출시해도 최소 금액을 채우지 못한 ELS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하 차장은 "주식시장의 조정장세가 장기화되면서 기초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원금손실이 현실화되자, 증권사들이 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해 원금보장 수준인 베리어를 하향조정하거나 원금보장형 ELS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증권사는 다시 한번 ELS의 변신을 시도한다. 2008년 이전까지 기초자산만 다를 뿐 녹인배리어(Knock-In Barrier)나 녹아웃배리어(Knock-Out Barrier)가 천편일률적이었지만 '노낙인 ELS'를 출시해 한 단계 진화를 한 것이다.

노낙인 ELS는 낙인 배리어가 없어 만기까지 조기상환되지 않을 경우 만기의 기초 자산 가격에 따라 정해진 수익을 받거나 손실이 날수도 있는 상품구조다. 만기전 어느 때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베리어 수준을 하회하면 풋옵션 매도포지션이 활성화되는 보통의 스텝다운 ELS에 비해 투자손실 위험이 줄어들었다.

기초자산과 녹인 구조만의 변신을 해오던 ELS는 지급 방식의 변화도 일으킨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집중되기 시작한 2011년에는 퇴직자들의 월고정수입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월지급식 ELS'가 출시됐다.

변동성 쿠폰수익률
최근 저변동성 장세에 살아남기 위해 ELS는 기초자산의 주식을 실물로 상환하거나 상단과 하단에 모두 조기상환 조건을 단 '킹크랩 ELS' 형태로까지 변화했다. 손익구조가 게를 닮아 킹크랩 ELS라는 이름이 붙은 이 상품은 기존 스텝다운형 대비 수익률을 2배 정도 높였다.

이중호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상품구조의 ELS가 등장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ELS가 지속가능한 상품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최근의 저변동성 시장에서 만기가 지나치게 단축되는 등 매 시기 마다 ELS의 구조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증권사가 발행패턴을 쫓아가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ELS발행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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