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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신용등급 지킬 수 있을까 일회성 손실보다 사업안정성 구조적 훼손…펀더멘털 회복 불투명

황철 기자공개 2013-04-19 15:12:30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은 지금의 신용등급(AA-)을 지킬 수 있을까. 국내 신용평가 3개사 중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GS건설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집중 검토 중이다. 회사채 시장의 크레딧 전문가들도 GS건설의 신용등급을 지탱해 주었던 근거들이 사라졌다며 강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에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해외사업의 수익성이나 안정성이 그동안 알려진 것과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일시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해외사업 부문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회사측에 해외공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청했다. 이를 통해 GS건설의 해외사업 수행능력, 사업의 안정성, 현금흐름의 창출능력 등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에 문제가 된 UAE의 르와이스 사업장 등은 물론 전체 해외공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연간 영업현금흐름 -1조 원 안팎 전망, 재무지표 악화

GS건설은 2007년부터 업종 내 최우량 등급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이 등급 안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등 시공능력 1위~6위 대형 건설사가 포진해 있다.

GS건설은 다른 AA-급 건설사들과 비교해 계열의 안정성, 재무구조, 공종 포트폴리오 등에서 조금씩 밀리는 편이다. 신용등급 관점으로 보면 AA-등급의 임계치에 가장 가까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규모 손실 인식은 신용등급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 문제는 신용등급 결정의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인 현금흐름의 악화다. GS건설은 올해 연결기준 7988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와 9056억 원의 세전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가변성은 크지만 이를 반영하면 적어도 6000억 원~7000억 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GS건설의 영업현금흐름(NCF)이 7000억~1조 원 가량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gs건설 잠정 실적

특히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단순한 손실 규모보다 해당 사업장의 매출채권 회수율 등에 높은 관심을 갖는다. 이 때문에 이번 손실인식과 재무개선 전망 안에 운전자본 부담의 변화가 반영됐는 지도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에 자금유입이 더뎌지면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 현금흐름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밝힌대로 연말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면 (영업활동상) 자금과부족은 더욱 심화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연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4000억 원대에 이르고 있어 유동성 여력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당장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다. GS건설은 연초 1조5000억 원의 차입과 자산 매각등으로 전반적인 현금흐름과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차입으로 현금성자산은 2조2000억 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연내 만기도래 차입금과 운영자금을 충당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3조 원대로 늘어난 총차입금과 이를 반영한 부채비율의 급상승은 향후 재무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 사업안정성 회복 의문, 등급 유지 전망도 '불투명'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비전도 아직은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유도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동안 국내 주택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며 신용등급을 받쳐주고 있던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사업성 훼손이 현실화했다. AA-의 중요한 근거인 해외 사업의 안정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을 증명하기 어렵게 된 것. 준공을 얼마 안 남긴 해외 사업장의 부실은 현재 진행 초기 프로젝트에서도 얼마든지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GS건설 스스로도 지난해 발주한 수주액 2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Rabigh II Project)의 경우 원가율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경우 재무개선 시점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해외 플랜트 사업에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건설사 해외 공사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경쟁 과열로 인한 수주 감소와 매출·수익성·현금흐름의 가변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업계 공통적 문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사업장의 원가율 상승 요인과 변동성을 파악하고 손실인식 과정에서 매출채권 등 운전자본 부담이 반영돼 있는 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라며 "현금흐름 등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외 사업장의 추가 손실 가능성 등에 따라 신용등급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와치 리스트에 등재되면 일반적으로 3개월~6개월 안에 조정 여부가 결정된다. GS건설의 경우 1분기 사업보고서가 제출되는 4월 이후 본격적인 평정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5월과 늦어도 정기평가 시즌을 맞는 6월 신용등급이 결정될 전망. 현재로서는 신용등급이 유지되더라도 '부정적' 전망(Outlook)이 붙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의 경우 동일 등급 건설사에 비해 재무여력이 떨어졌고 이번 손실로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게 됐다"라며 "평가사의 결정은 지켜볼 일이지만 신용등급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안정적' 전망을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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