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해외사업 '값비싼 수업료' 해외법인 적자 수익성에 악영향..재무안정성 확보 '고삐'
신수아 기자공개 2013-04-25 14:42:20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5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CJ푸드빌이 해외시장에서는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는 초기 비용이 영업 실적과 재무 건전성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25일 CJ푸드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개별 및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CJ푸드빌은 개별기준 영업이익 6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52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외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7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CJ푸드빌의 총 매출은 9033억 원이며, 이 가운데 해외매출은 487억 원으로 집계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 사세 확장으로 매출도 늘고 원가 관리 노력이 빛을 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한 해 앞서 2011년에는 매장 리뉴얼과 곡물가격 상승 등 뚜레주르 사업이 타격을 받아 개별 기준 21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에는 원가율을 조율하고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 해외 투자 확대.... 개별·연결 엇갈린 실적
그러나 CJ푸드빌의 연결 기준 손익 구조는 아직 적자다.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대전략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에 따라 대부분의 외식업체는 해외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선 CJ푸드빌은 중국과 미국,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해외 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과 일본,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10개 국에 총 15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매년 매장 수를 두배이상 늘리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다. 실제로 일본법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법인은 매출은 증가세에 있으나 순손실 폭은 키운 모습이다.
자본잠식 상황에서 CJ푸드빌이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한 씨제이 베이징 베이커리(CJ Beijing Bakery Co., Ltd)는 2011년 107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을 50억 원 가까이 늘렸다. 그러나 순손실은 20억에서 53억 원으로 커졌다. 2000년대 초반 진출한 10개의 매장은 매장당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으나, 지난해에만 신규오픈한 15개의 매장이 비용증가로 이어졌다.
최근 급격하게 볼륨을 키우고 있는 베트남법인(CJ Bakery Bietnam Co., Ltd) 역시 지난해 10억 원 가까이 매출을 늘려 총 66억 원의 연매출을 달성했으나 순익은 오히려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며 지난해 자본잠식 상황에 빠졌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표면상으로는 자본잠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발전 가능성이 많은 효자 지역"이라며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뚜레주르'가 베트남에서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있다"고 설명했다.
미국(CJ Bakery, Inc)과 싱가포르(CJ Foodville Asia PTE. Ltd) 법인의 사정도 유사하다. 미국의 경우 뚜레주르 인터네셔널 코퍼레이션(Tous Les Jours Corp)이 8억 원 규모의 매출과 7000만 원의 흑자를 내고 있으나, 2011년 두개의 미 현지법인(CJ FOOD COURT, LLC, Tous les jours USA LLC)을 흡수합병한 씨제이 베이커리(CJ Bakery, Inc)는 3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은 25억 원 가량 늘며 156억 원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법인도 매출은 9억 원 늘었으나 손실 역시 4억 원 가량 증가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10년부터 매년 두배씩 매장수를 늘려오며 해외 계열사의 초기 투자 비용과 매장 관리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매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나 매장 확대 속도가 더 빨라 근시일내에 BEP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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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전략 '선봉장'... 재무 건정성 '과제'
CJ푸드빌은 CJ그룹 식품 계열사 글로벌 전략의 최일선에 서있다. CJ그룹의 식품 사업은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CJ푸드빌과 CJ프레시웨이 등이 유기적으로 엮여있는 구조다.
CJ그룹 관계자는 "외식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공략해 인지도를 높이면 한식 등의 식재료나 장류 등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이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 진출해있는 CJ푸드빌의 매장에는 CJ제일제당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진열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전략적으로 '선봉장' 역할을 맡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설립된지 이제 갓 10년이 넘은 CJ푸드빌에겐 짐짓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브랜드를 끊임없이 런칭하며 사세를 확장 중이다보니 아직은 투자 재원이 되는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만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앞선 애널리스트는 "국내 직영 브랜드 확장과 해외 법인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가용 현금이 넉넉치 못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향후 수익성 개선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3년 이후에도 '빕스'를 비롯해 신규 출점 등에 약 700억 원의 투자가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CJ푸드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892%까지 올랐다. 2008년 405%보다 두배이상 늘어났다. 해외계열사 등에 대한 채무보증 부담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들어 6차례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갱신하거나 보증액을 조정했다. 현재 총 채무보증액은 539억 원으로 자본대비(722억 원)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CJ푸드빌은 이에 따라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을 1/3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 722억 원의 자본금은 이달 말을 기준으로 277억 원으로 감액된다. 자본잠식 상황을 풀어나가겠다는 포석이다. 2012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400억원으로 납입자본금 722억원 중 절반 가까이를 까먹은 상황이었다.
또한 최근에는 CJ프레시웨이의 자회사 CJ엔시티의 지분 전액을 290억 원에 매입하며 자회사로 품었다. CJ엔시티는 CJ프레시웨이 자회사 중 가장 우량했던 업체로 매년 20억~40억의 순이익을 내며 지분법이익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었다. 당장 매입 자금이 부담일 수 있으나 사업간의 시너지와 지분법 이익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득이 된다는 계산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CJ그룹의 대외신인도를 등에 업고 있는데다 그룹의 지원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부담일 수 있으나 자금을 조달에 큰 무리가 없어 재무적인 융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져가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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