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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받지 않는 '제왕적 지배구조' 지분율 10% 미만으로 경영권 행사…외부 감시시스템 작동 안돼

김경은 기자공개 2013-04-30 11:06:26

이 기사는 2013년 04월 30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앤엘바이오는 상당기간 라정찬 회장이 대주주이자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최고경영자직을 겸직해왔다. 기업 경영자가 소유주인 오너경영체제다. 특히 외부 감시 장치 최소화를 통해 10%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제왕적 지배구조'를 유지했다.

이같은 지배구조로 인해 자금 조달 수단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고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단기성과 조급증을 드러냈다. 외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경영투명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왕적 지배구조…외부 감시시스템 '미비'

라 회장은 알앤엘바이오가 2005년 우회상장할 때 주식 교환을 통해 개인 명의의 주식 898만주(지분율 16.30%)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쳐 지분율 19.83%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라 회장은 경영권 확보 이후 주식 매각 등을 통해 지분율을 7.86%까지 줄였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낮아 경영권이 불안한 수준이다.

이를 우려해 경영권 방어 장치를 도입했다. 2006년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의 대표적 방어전략의 하나로 대표이사 등 임원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외부 감시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1명의 사외이사를 두긴 했지만 알앤엘바이오의 사외이사는 이사회 안건 대부분에 찬성표로 일관해왔다. 외부 견제기구로써 사외이사의 역할이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또 최대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견제 세력이 없었던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낮을 경우 경영권이 불안하다"며 "특히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0% 미만인 기업들은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조달 수단 한계봉착…단기 성과 급급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은 외부 자금조달시에 지뢰로 작용했다. 바이오 기업은 의약품 허가가 나기 전까지 실적을 올릴만한 매출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시로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알앤엘바이오는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는 수준에서 조달을 해야 했기에 조달 수단에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던 반면 알앤엘바이오는 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조달했다. 잠재지분이 될 수 있는 워런트(warrant)는 라 회장 개인이나 자회사가 되사가는 방식이 많았다. 외부 자금이 유치되긴 했지만, 사실상 명동사채나 다름없는 외국계 헤지펀드를 통해 조달해 주가에 부담을 줬다.

외부조달만으로 현금흐름 창출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보니 줄기세포 사업과 무관한 패션, 화장품, 방송사업까지 진출했다. 패션사업과 화장품 관련 사업은 영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차례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알앤엘바이오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도 없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와 회사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 여러 사업을 추진했다"며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비주력 자회사와 사업부를 매각하고 줄기세포에만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기 성과에 급급해 회계 부정도 벌어졌다. 2011년 5월 매출 과대계상 및 지분법적용투자주식 처분이익 과대계상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라 회장은 해당 조치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복귀했다.
주주들의 신뢰를 잃은 알앤엘바이오는 최근 라정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CEO)과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를 영입,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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