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버거킹 부실' 불똥 튀나 자본잠식에 해마다 손실 눈덩이...지난해 출자금 '증발'
김익환 기자공개 2013-05-06 11:06:28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6일 11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0년 단돈 100엔에 일본 버거킹을 인수했다. 200억 원의 부채를 떠안는다는 조건이었다.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이 더딘 성장세에 허덕이자 일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였다.롯데리아의 야심찬 계획과는 대조적으로 일본 버거킹의 영업여건은 악화일로다. 모회사인 롯데리아에 부실이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출자형태로 지원한 자금은 금세 증발됐고 눈덩이처럼 불어버린 일본 버거킹의 차입금 앞에 속수무책이다. 675억 원에 달하는 빚보증도 적잖은 부담이될 전망이다.
◇ 日 버거킹 재무 '악화일로'...롯데리아 출자금은 증발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5%, 19.6%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실적이다.
순이익이 반토막난 것은 일본 버거킹에 출자방식으로 지원한 138억 원이 증발된 탓이 크다. 영업외비용 항목인 종속기업투자손상차손(-138억 원) 방식으로 실적을 갉아 먹었다.
지난해 롯데리아는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일본 버거킹에 138억 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같은 해 일본 버거킹은 676억 원, 216억 원의 매출액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이 쌓이면서 부채(613억 원)가 자산(357억 원)의 2배 가까이 되는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악화일로인 재무구조 탓에 출자금을 전액 날려버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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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를 인수할 때부터 일본 시장을 개척한다는 차원에서 일본 버거킹을 인수했지만 적자의 골만 깊이 패여갔다. 인수 첫해인 2010년 1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1년과 2012년 각각 138억 원, 216억 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리아 측은 일본 시장에 초기 진입하는 단계여서 현재는 손실을 보고 있지만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일본 버거킹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참담한 실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패스트푸드 시장은 일찌감치 뿌리를 내린 맥도날드가 7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KFC, 일본 토종 브랜드 모스버거 등이 나머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00개 미만의 매장으로 열악한 여건에 놓인 일본 버거킹이 그 틈새를 비집기엔 힘이 부쳤다.
◇ 롯데리아, 日 버거킹 우발채무 현실화하나
문제는 버거킹의 부실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롯데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데다가 지급보증 규모도 만만치않다. 롯데리아는 일본 버거킹이 신한은행, 일본 SMBC, 동경센츄리리스 등에서 차입한 675억 원에 대해서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롯데리아의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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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거킹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정상화 기반을 다지려면 롯데리아는 최소 300억 원의 출자를 해야 하고 영업여건 개선을 위해서 추가로 자금지원을 해야 한다. 부실이 롯데리아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배경이다.
롯데리아가 일본 버거킹을 인수한 배경을 두고서도 다양한 해석이 뒤따른다. 부실덩어리인 일본 버거킹을 떠안을 필요가 있는지에 의구심이 크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국 롯데제과·롯데리아가 일본 롯데그룹이 보유한 부실 해외법인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일본 롯데그룹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 버거킹 인수도 그런 지원의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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