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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SK에너지, 골칫거리 떼내나 인천콤플렉스, 화학공장으로 탈바꿈...IPO or 동반매각

김익환 기자공개 2013-05-10 14:54:33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0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가 인적분할을 통해 골칫거리였던 인천 콤플렉스를 떼낼지 주목된다. 낡은 설비 탓에 가동률이 절반도 되지 않던 인천콤플렉스는 SK에서도 처리문제를 놓고 속앓이를 했다.

SK는 화학공장으로 탈바꿈해 추후 상장하는 카드를 꺼냈다. 상장이 무산되거나 기대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땐 재무적투자자(FI)에 지분을 넘겨 매각을 추진한다.

◇ SK인천석유화학 분할...FI가 지분 32% 확보

SK에너지는 지난 9일 인천 콤플렉스를 인적분할해 ㈜SK인천석유화학(가칭)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인천 서구 원창동에 들어선 인천 콤플렉스 자산일체를 SK인천석유화학에 넘긴다. 인적분할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SK인천석유화학과 SK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앞서 SK에너지는 인천 콤플렉스에 파라자일렌(PX)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인 신한-스톤브릿지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신한PEF)에서 8000억 원을 조달했다. SK에너지는 신한PEF를 대상으로 우선주 667만 주(지분율 10%)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8000억 원을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 지배구조

SK에너지는 오는 6월 25일 신한PEF의 우선주 667만 주를 유상감자하는 형태로 신한PEF에 투자금을 되돌려 준다. 신한PEF는 되받은 투자금으로 유상증자 방식으로 SK인천석유화학 지분 32%를 매입한다. 이에 따라 SK인천석유화학 지분은 SK에너지(68%)와 신한PEF(32%)가 쥐게 된다.

SK인천석유화학은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PX 설비투자금을 SK에너지 내부현금과 신한PEF 투자금(8000억 원)으로 충당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 "회사 분할과 PX 투자를 하는 것은 인천 콤플렉스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인적분할로 '출구전략' 모색

SK에너지가 SK인천석유화학을 분할하는 것은 인천 콤플렉스 투자에 대한 '출구전략'으로 볼 수 있다. 낡은 정유공장에서 PX 수출기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SK에너지는 2005년 3조 원을 베팅해 인천공장을 인수했다. 하지만 낡은 설비 탓에 가동률이 바닥을 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인천 콤플렉스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지난해말 기준 44.4%로 울산 콤플렉스(92.5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조 원을 투자한 설비를 놀릴 수는 없는 까닭에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첫 번째 꺼낸 카드는 투자금 유치를 통한 설비고도화 추진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FI를 물색했지만 무산됐다. SK에너지는 고도화 전략을 접고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뛰어난 PX 설비투자로 선회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 정유공장 주변 유휴부지에 별도 PX 설비를 건설하는 것으로 정유와 PX 설비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높은 비중을 높게 둘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낡은 정유 설비를 가동하기보단 PX 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와 페트병의 원료로 쓰는 PX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최근 몇 년간 호조세를 유지했다. 2014년 하반기 공장을 완공해 연산 130만 톤의 PX 생산능력을 갖추는 인천 콤플렉스를 PX 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FI와 함께 인천 콤플렉스 출구전략도 짰다. SK에너지는 FI를 위해 2018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IPO는 양측이 투자금 회수를 하는 최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PX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IPO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PX 시황악화로 손실 가능성...FI와 동반매각 추진

SK에너지를 비롯해 정유·화학사는 2015년까지 436만 톤 규모의 PX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지난해말에는 현대오일뱅크가 80만 톤을 추가로 증설한 바 있다. 올해와 내년까지 아시아 역내 PX 증설규모는 670만 톤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PX설비가 공급과잉으로 치닫고 있고 중국 화학섬유 수요는 완만해질 여지가 높아 PX마진이 악화될 것"이라며 "현재 600달러 수준의 톤당 PX마진이 400달러 미만으로 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 입장에서 톤당 PX마진이 400달러 미만으로 가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게 석유화학업계의 평가다. PX 시황악화로 손실이 나면 IPO가 무산될 수 있다. 이런 최악의 경우에도 SK에너지와 FI는 출구전략을 모색할 방법을 짜놓았다.

FI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인천석유화학 지분 35%에 대해 동반매각을 요청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Drag-along) 조항을 보장받았다. FI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인천석유화학 지분 67%를 매각하면 양측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천 콤플렉스에 입지한 설비와 부동산 가격이 최소 1조 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SK이노베이션도 FI가 보유한 32%의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매수권 청구 때 5%대 수익률을 FI에 보장해줘야 한다.

하지만 SK 측 입장에서 인수대금과 투자금을 합쳐 4조 원을 투자한 인천 콤플렉스를 이런 방식으로 매각해도 손실을 피할 순 없다. 손실이 나는 SK인천석유화학을 4조 원 이상에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골칫거리인 인천 콤플렉스를 떼낼 수는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FI와 맺은 약정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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