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 사재출연 가능할까 상장사 주식 전부 대출 담보, 아파트도 근저당권.."성의 보여라" 의미 해석
김장환 기자공개 2013-05-16 17:50:15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6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와 채권단이 STX그룹 회생 조건으로 강덕수 회장의 사재 출연을 압박하고 나섰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강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재산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 및 채권단은 최근 강 회장 재산에 대한 추적 조사를 벌였다. 개인 재산에 압류를 걸어 강 회장 스스로 STX그룹 부실 사태의 책임을 짊어지게 하겠다는 생각에서 이뤄진 일이다. 또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STX를 살리려면 본인도 모든 것을 다 내놔야 한다"면서 "마땅한 사재가 없다면 강 회장이 사는 집이라도 압류를 걸어 모든 걸 확보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압류까지 들어가더라도 실질적으로 채권단이 강 회장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사재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강 회장이 보유하고 자산은 STX그룹 관련 지분과 약간의 예금, 한 채의 아파트가 전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작 보유 주식뿐 아니라 아파트마저도 금융권 대출로 묶여 있어, 압류를 하더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몫이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이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은 상장사 중에서 ㈜STX가 유일하다. 강 회장은 ㈜STX를 통해 STX조선·엔진·팬오션·에너지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STX조선과 STX엔진이 STX중공업을, STX에너지가 관련 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한 형태다. 다만 STX그룹 지배구도의 정점에는 비상장사인 ㈜포스텍이 자리잡고 있다. 강 회장이 포스텍 지분 69.4%를 보유하고, 포스텍이 ㈜STX 지분 23.1%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개인적으로 보유한 ㈜STX 지분은 11.56%다.
현재 강 회장이 보유한 주식 중에서 시장가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은 상장사인 ㈜STX 주식 700만 주 정도가 전부다. STX조선해양 자율협약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3월 말 기준 가치는 475억 원 정도. 현 시가(15일 종가 기준)로는 185억500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분 전부가 금융권 담보로 잡혀있어 현금화 가능한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360만 주와 238만 주는 각각 우리은행과 한국증권금융 대출금, 나머지 102만 주는 글로벌오션인베스트에 대여 형태로 제공돼 있다. 글로벌오션인베스트는 해당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금융권 대출을 받아놓고 있다.
이외에 STX건설 주식 240만1000주는 회사 자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가치 자체를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포스텍 주식(839만3348주)은 비상장사 지분인데다, 장부가로 따질 경우에는 단 42억 원에 그친다. 실질적 지주사라고 하더라도 현재 STX그룹의 사정을 봤을 때는 큰 가치를 논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
이를 볼 때 강 회장이 그나마 출연할 수 있는 사재는 아파트 정도가 전부로 지목된다. 현재 강 회장은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T아파트를 보유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T아파트는 8년 연속 국내 아파트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으로, 국토교통부가 올해 발표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용면적 273.6㎡에 공시지가 54억400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매매 사이트에 올라있는 실거래가
는 90억~150억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해당 아파트도 사재로 출연하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3월 강 회장이 아파트를 매입할 당시 금융권으로부터 거액의 담보대출을 받아 아직까지 근저당설정이 해지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아파트 역시 대출금으로 인해 금융권 담보로 묶여있다는 얘기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현재 강 회장의 아파트는 어머니 박모씨와 공동명의로 등재돼 있다. 공동지분의 6분의 1만이 어머니 몫으로 올라있어, 사실상 강 회장이 소유주다. 채권최고액 36억 원에 금융권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통상 부동산 채권최고액이 실질 대출금의 120% 정도에 가격이 산정된다고 보면, 실제 대출금액은 30억 원 정도로 분석된다. 압류에 들어가더라도 실제 채권단 몫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수준은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근 채권단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강 회장에 대한 사재출연 압박을 실질적인 자금 회수 수단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보고 있다. 내놓을 수 있는 자금 여력이 그리 크지 않은데다, 압류에 들어가더라도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회장이 그동안 재무적인 부담에 그룹이 휘말려도 책임지는 모습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재출연 압박이 더욱 강하게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단이 자금지원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가 일부 은행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