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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회장, 장녀에게 핵심계열사 주식전량 증여 이니스프리·에뛰드 지분전량…승계초석 해석

김익환 기자공개 2013-05-24 08:29:00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4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오너 3세가 핵심 계열사 지분을 증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장녀인 서민정 씨에게 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이하 에뛰드) 지분을 증여한 것. 아모레퍼시픽 오너 3세가 이니스프리·에뛰드 지분을 지렛대 삼아 승계기반을 닦을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민정 씨는 지난해말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 브랜드숍 자회사인 이니스프리(18.18%)와 에뛰드 지분(19.52%)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말까지 서경배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민정 씨가 지난해 증여받은 것.

1991년생인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상환우선주 24만1000여주(보통주 환산 지분율 2.7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해당 주식의 시가는 1334억원에 달한다.

2006년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확보해야 했다. 그 수단으로 태평양을 태평양(現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으로 인적분할 한 뒤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현물출자(주식스왑)해 지주사의 틀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서 회장은 현물출자 직전 아모레퍼시픽의 우선주를 서민정 씨에게 증여했다. 서민정씨는 증여받은 우선주 가운데 일부(8만8940주)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하고 나머지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현물출자했다. 이 거래 후 서민정씨는 지주사의 상환전환우선주(아모레퍼시픽G2우B) 를 받았고 10년후 보통주로 전환되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이를 두고도 서경배 회장의 경영권 승계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정 씨는 외가(外家)인 농심홀딩스 지분도 증여를 통해 1만2070(0.26%)를 보유 중이라 농심 오너가 3세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지분을 증여받은 것도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는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캐시카우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다소 저조했던 아모레퍼시픽과는 대조적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말 2294억 원, 236억 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93% 증가했다. 에뛰드도 각각 2085억 원, 234억 원을 기록해 각각 31%, 20% 증가했다.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오너 3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면 양사는 상장(IPO)과 배당 형태로 승계 도우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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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민정 씨는 지분을 취득하고 이니스프리·에뛰드 2012년 배당금으로 20억 원을 올해 수령하게 된다.

민정 씨가 증여세를 얼마나 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행법상 30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50%에 10억4000만 원을 더해 증여세로 산출한다.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는 2011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각각 240억 원, 26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화장품업계 M&A 딜이었던 LG생활건강의 일본 긴자스테파니 인수전 때 매입가격은 EBITDA 대비 10.5배였다.

에뛰드를 비롯해 브랜드숍이 가파른 성장세를 누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가치를 잡아도 EBITDA 대비 10배는 훌쩍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1년 EBITDA 기준으로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가치는 최소 2400억 원, 2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민정 씨 지분매입 가격은 증여세 대상인 30억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경배 회장의 지분을 오롯이 증여받은 것으로 볼 때 민정 씨는 증여세를 에뛰드 등의 지분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했고 무섭게 성장했는데 지난해 증여 이후 이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와 관련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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