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자금지원안 20일째 표류 채권단 의사결정 보류 '서로 눈치만'…25일 넘기면 법정관리
김영수 기자공개 2013-06-07 09:38:46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4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안이 20일째 표류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 뿐만 아니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도 채권단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한 만큼 적극적인 독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1070억 원의 출자전환과 4450억 원의 신규 자금지원을 골자로 우리은행이 지난 달 16일 채권단에 서면 결의를 요청한 부의안건이 20일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서면결의 요청일로부터 상당기간 기간이 경과된 만큼 부동의로 봐야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채권단에 공식 통보를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채권금융회사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은 보류 입장을 밝힌 반면,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은 여신위원회까지 안건이 상정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될 경우 채권회수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지원안에 대한 동의 여부에 망설이고 있다"며 "특히 상반기(6월 말) 결산을 앞두고 손익 및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돼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쌍용건설 여신은 현재 고정이하로 분류돼 있어, 추가 자금지원시 채권단은 최소 2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고스란히 쌓아야 한다. 순이익뿐만 아니라 건전성(NPL비율)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예금보험공사와 경영개선이행약정(MOU)을 맺고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STX에 이어 쌍용건설까지 추가 지원에 나설 경우 당장 올해 MOU 불이행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은 인식하고 있으나, 자금 지원에 따른 부담이 상당히 높다"며 "MOU를 못 맞출 경우 임금 동결, 경영자 책임 등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의사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채권단을 설득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따른다는 입장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채권단은 향후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 회수율을 높일 수도 있지만, 당장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순이익과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자금지원을 강하게 독려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3월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3개월 간 미뤄진 채권행사유예기간이 이달 25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단이 25일까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쌍용건설의 법정관리가 현실화될 경우 1400여 개 협력업체의 연쇄도산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대출 등으로 약 2조1000억 원의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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