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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生, 獨갈릴레오빌딩 인수 불참...배경은 3월말 RBC비율 전분기대비 30%↓...해외부동산 투자에 따른 추가 하락 부담

송광섭 기자공개 2013-06-26 16:51:19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1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관투자가 6곳이 독일 갈릴레오 빌딩 인수와 관련 매매계약 체결을 맺은 가운데 당초 주요 투자자로 지목돼온 한화생명이 불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따른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 현대해상화재보험, LIG손해보험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갈릴레오 빌딩을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인수 건은 최대 4000억 원, 국내 펀딩 규모만 2000억 원에 달하는 '빅딜'로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친 점과 동시에 또 다른 관심사가 생겼다. 딜 초기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내보인 한화생명이 끝내 불참한 것이다. 특히 계열운용사인 한화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주요투자자(앵커LP)를 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한화생명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갈릴레오 빌딩 투자를 검토할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작업은 한화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이지만 사실상 한화생명이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화생명이 참여하는 만큼 우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번 인수에 공동 참여한 한 A기관의 경우 딜 중반 한화생명이 투자 계획을 중단한다는 사실을 알고선 내부적으로 투자 여부에 대해 재차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3월말 RBC비율 217.5%...전 분기 대비 30%↓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1분기(2013년 1월~3월)에만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말 경쟁사인 삼성생명(421.5%)과 교보생명(256.8%)보다 낮은 247%를 기록했다. 여기서 지난 3월 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6.8%포인트 하락한 217.5%(주주배당 전)을 나타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예기치 못한 손실에도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순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에서 말하는 자기자본(BIS) 비율처럼 보험사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잣대인 셈이다. 금융당국도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RBC비율이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만큼 영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객과의 신뢰에도 문제가 생기는 탓에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RBC비율 수성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최근 RBC비율이 크게 떨어졌지만 어떻게든 200%대를 수성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RBC
(자료: 한화생명)

이런 상황에서 이번 갈릴레오 빌딩 인수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여느 대체투자보다 리스크가 크다. 그만큼 RBC비율이 하락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화생명은 최근 들어 부동산 등 해외 투자를 몇 차례 진행해왔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3월 프랑스 최대 보험그룹 악사(AXA),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산하 투자기관인 징코트리인베스트먼트(Ginko Tree Investment)와 함께 9000억 원 규모의 영국 롭메이커(Ropemaker Place)를 인수했다. 각각 3000억 원씩 부담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또 지난해 말 교직원공제회, 한화손해보험 등과 함께 영국 인프라 시설에 1600억 원을 투자했다. 한화생명은 주요투자자로서 800억 원 가량을 출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영국런던 국제법률회사 에버세즈 본사를 약 2500억 원에 사들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시대를 맞아 국내 보험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해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며 "요구자본이 증가하는 탓에 RBC비율의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에쿼티, 위험계수 12% 적용...RBC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가장 높아

한화생명은 올해 초 대체투자 비중을 8조7000억 원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1조5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 중 7000억 원은 해외에, 나머지 8000억 원은 국내에 확대 투자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74조8862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체투자에 쓰일 8조7000억 원이 RBC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어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RBC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각각이다. 특히 해외부동산의 경우 주식(Equity) 투자로 이뤄지는데, 에쿼티는 다른 자산에 투자할 때보다 리스크가 높아 위험계수가 높게 적용된다. 즉 RBC비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해외부동산 투자는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를 통해 투자된다. 국내에서 모집한 투자금은 전액 에쿼티 투자다. 갈릴레오 빌딩의 경우 인수금액 4000억 원 가운데 2000억 원은 현지 금융권 대출로 충당한다. 나머지 국내 투자금 2000억 원은 전부 에쿼티 투자로 이뤄졌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 위험계수 12%를 적용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자산별로 위험계수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국공채는 0%,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등은 0.8~6%, 소매대출은 4% 등이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 에쿼티 투자이기 때문에 모든 자산 가운데 위험계수가 가장 높다.

SOC와 해외 부동산을 비교하면 위험계수의 차이는 최대 두 배다.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 요구자본의 증가분도 두 배 차이가 나게 된다. RBC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역시 그만큼 차이가 생긴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갈릴레오 빌딩 인수에 앵커LP로 참여했다면 최소 700~1000억 원 정도 투자했을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이 에쿼티 투자이다 보니 다른 자산에 비해 RBC비율의 하락폭이 크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게다가 한화생명은 최근 들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와 관련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RBC비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갈릴레오 빌딩 인수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ING생명 인수가격은 2조 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2일 2012회계연도 실적발표회에서 인수자금 1000억 원당 RBC비율에 미치는 영향도가 0.9~1%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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