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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투자심리 냉각...DLS 외면 조기상환 조건 낮춰도 투자자 반응 냉담

이상균 기자공개 2013-07-08 14:14:30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투자자들의 금과 은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금·은 선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파생결합증권(DLS)의 조기상환조건을 최초기준가 대비 80으로 낮춘 상품조차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금·은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은 투자심리의 위축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동양증권이 지난 6월 내놓은 DLS 226호다. 이 상품은 런던 금 가격 지수와 런던 은 가격 지수, 북해산 브랜트 원유 최근월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했다. 쿠폰수익률은 연 8.5%이며 녹인(knock in·원금손실 발생기준 가격)은 55다.

눈여겨 볼 점은 조기상환 조건이다. 발행 이후 매 6개월마다 최초기준가 대비 80-80-80-75-75-75에 도달할 경우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DLS의 1, 2차 조기상환 조건이 90~95를 형성하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 좋은 조건이다.

이들 3개 기초자산의 최초기준가는 6월 21일 기준 런던 금 가격 1295.25달러, 런던 은 가격은 1987달러, 북해산 브랜트 원유는 100.91달러다. 1차 조기상환이 돌아오는 시기는 6개월 뒤인 오는 12월 23일이다. 즉 이날 런던 금 가격이 1036.2달러, 런던 은 가격은 1589.6달러, 북해산 브랜트 원유는 80.72달러보다 높으면 원금에 4.25%(연 8.5%)의 쿠폰수익률을 얹어 상환을 받을 수 있다.

이중 북해산 브랜트 원유는 최근 1년간 90달러 후반에서 110달러 사이를 오갔다. 최근에는 100달러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역사적 변동성을 감안하면 6개월 뒤에도 80달러 이상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결국 DLS 226호는 금과 은 가격이 조기상환의 키를 쥔 구조다.

문제는 금과 은 가격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런던 금 가격은 연초만 해도 1600달러 후반 대에 육박했지만 3일 기준 1250달러에 머물고 있다. 하락율이 20%가 넘는다. 런던 은 가격 역시 같은 기간 3000달러대에서 40% 가까이 떨어져 1955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지난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청약을 받았지만 100억 원 모집 목표에 고작 3억6000만 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일반적인 최소 발행 기준인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발행이 취소됐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금과 은이 포함된 금융상품은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런던 금 가격과 은 가격 지수는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낮아 쿠폰수익률이 6%도 채 나오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북해산 브랜트 원유를 집어넣고 있지만 상품구조가 오히려 복잡해지면서 투자자 모집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PB는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달러 강세 등으로 원자재는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투자상품으로서 금, 은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액자산가들은 절세와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금, 은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노미애 신한PWM 강남센터장은 "금과 은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DLS는 리스크가 높아 지점에서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채권과 원자재 투자가 대세를 이뤘다면 이제는 주식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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