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세무조사 핵심 '내부거래' 어떻길래 물류·IT·광고 등 몰아주기 과도..총수일가 富 부당이전 '집중'
김장환 기자공개 2013-07-23 09:49:02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2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 세무조사의 핵심사안은 내부거래다. 국세청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과 계열사간 거래 과정에서 탈루 의혹 및 총수일가를 향한 부의 부당이전 문제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물류, IT, 건설, 광고 4개 분야가 중점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문은 바로 물류사업이다. 롯데쇼핑의 연간 거래내역에서 가장 많은 자금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 내부거래 핵심 롯데로지스틱스...일본 롯데로 자금흐름 눈길
현재 롯데그룹 내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곳은 롯데로지스틱스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삼강,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대부분이 해마다 수천억 원대 물량을 이곳에 몰아주고 있다. 가장 큰 매출을 주고 있는 곳은 단연 롯데쇼핑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로지스틱스의 총 매출액은 2조 669억 원으로, 74.6%에 달하는 1조 5147억 원이 롯데쇼핑을 통해 발생했다. 기타계열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은 4459억 원(21.6%) 정도다. 총 매출에서 계열 및 관계사가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6.1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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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교체되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최근 롯데그룹은 롯데로지스틱스 일감을 외부에 공개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금액으로는 단 155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특수관계자를 통해 거둬들인 총 매출액이 1조 9876억 원라는 점을 보면, 공개입찰 전환 후에도 올해 내부거래비중은 9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되면서 롯데로지스틱스가 집중 조명받고 있는 것은 단순 내부거래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이유 때문만이 아니다. 롯데그룹의 경우 여타 대기업과 비교해보더라도 유독 내부거래가 높은 계열이 많다. 롯데건설과 롯데상사, 롯데알미늄 등 상당수 계열사가 60~80%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롯데로지스틱스로 몰아준 물량을 통해 발생한 이익이 어느 곳으로 이어졌냐는 점이다.
현재 롯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5.34%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L제2투자회사다. 신동주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일본 롯데 계열이다. 롯데쇼핑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기반으로 벌어들인 돈 일부가 배당금 형태로 일본 롯데 계열에 꾸준히 유입된 셈이다. 다만 ㈜L제2투자의 주주구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세무조사 중심 SI·광고..총수일가 '부의 이전' 문제 얽혀
이와 비슷한 문제는 롯데쇼핑의 또 다른 계열들 역시 안고 있다. 해외로 자금이 흘러 들아간 경우는 아니지만 특정 오너일가에게 수익이 돌아간 경우다. 대표적인 계열이 전산통합시스템(SI)과 광고 부문이다.
그룹내 전산시스템통합(SI)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연평균 내부거래비율이 80%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5124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내부거래비율이 81.3%다. 최대 고객은 역시 롯데쇼핑으로 800억 원의 물량을 몰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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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에 대한 물량몰아주기 양상은 특히 주주 문제가 얽혀 논란이 많다. 현재 롯데정보통신의 개인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는 인물은 지분 7.5%를 보유한 신동빈 부회장이다.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4.0%)과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3.5%) 등 총수일가가 지분을 고르게 갖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일정부분의 배당수익은 지난 수년 간 꾸준히 총수일가 몫으로 돌아갔다. 기업을 맡고 있는 오너가 특정 계열사에 주주로 앉아 이곳에 일감을 몰아주고 자신의 주머니를 불려왔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 역시 비슷하다. 신영자 사장이 지분 6.2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앉아있는 상황에서 수년 간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로 부의 이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렇게 발생한 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신 사장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대홍기획은 지난해 말 총 275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2475억 원을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렸다. 단일 계열사 중 매출 거래가 가장 크게 발생한 곳은 롯데쇼핑으로 804억 원의 물량을 몰아줬다. 나머지는 롯데정보통신, 엠허브, 모비잼미디어 등 관계사를 통해 거둬들인 매출이다.
국세청에서는 이처럼 일감을 몰아준 계열에서 배당금 형태로 총수 일가에게 돌아간 자금의 세금 적정성 여부를 이번 세무조사에서 집중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롯데쇼핑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일감을 분배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조사는 상당한 범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관계자는 "공정위, 감사원, 국회 등 재계에서 그동안 집중적으로 지적됐던 사안들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 이번 국세청 조사의 핵심으로 해석된다"며 "물류·IT·건설·광고 사업부문이 집중 거론되지만 롯데쇼핑의 거래내역이 크게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에 어디로 확대될지는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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