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소나기 지나갔다"…회사채 발행 재개 봇물 6월 발행 연기했던 LG전자 등 우량등급 위주로 '복귀'...수요예측 잇따라 성공

이승연 기자공개 2013-08-21 08:55:46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6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버냉키 쇼크'에 따른 일시적인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발행을 미뤄왔던 기업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우량 신용등급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살아나면서, 회사채 발행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마켓와치
시장금리 급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5월 말부터 8월말까지 회사채 발행을 공식 선언했다가 연기한 곳은 대략 11곳으로 한국증권금융(AAA), KB금융지주(AAA), LG전자(AA), 우리카드(AA), CJE&M(AA-), CJ대한통운(AA-), 포스코P&S(AA-), 대웅제약(A+), 동원F&B(A+), KCC건설(A), 희성금속(A-)등이다.

이 중 16일 현재 기준으로 KB금융지주, LG전자, 우리카드, 희성금속은 회사채 발행을 재개했으며 한국증권금융, CJ대한통운, 대웅제약 등은 발행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우량 발행사의 귀환…수요예측 잇딴 성공

회사채 발행을 가장 먼저 재개한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당초 지난 달 10일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금리 급등 여파로 잠시 연기하다 20일 만에 다시 재개했다.

돌아온 LG전자는 당초 발행 계획보다 장기물 위주로 발행 규모를 줄이는 등 매우 소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금리나 수급 상황을 여전히 예측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는 컸다. LG전자가 올해 첫 발행하는 공모채인데다 한 달 만에 나오는 우량 등급이라는 점에서 분위기 전환이 충분하다는 분석이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반응은 뜨거웠다.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액의 4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덕분에 LG전자는 발행 규모를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늘림과 동시에 조달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처음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던 7월 10일기준, 트랜치별 민평금리는 3.16%, 3.63%, 3.92% 수준이었지만, 발행 금리는 2.96%, 3.53%, 3,83%로 결정됐다. 결과적으로 0.08~0.2%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다.

LG전자의 흥행은 KB금융지주와 우리카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지주는 지난 6월 중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까지 마쳤지만 전액 미배정에 가까운 결과를 낳으면서 발행 철회를 결정했다. 한 달 만에 발행을 재개한 KB금융지주의 수요예측에는 예정액인 3500억 원의 3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KB금융지주는 수요가 몰린 트랜치를 중심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우리카드 역시 성공적인 수요예측으로 발행 규모를 2900억 원에서 4100억 원으로 늘린 데 이어 추가 발행을 계획, 1조 원에 달하는 리파이낸싱 자금의 절반 이상을 회사채로 조달하게 됐다.

◇CJ대한통운·대웅제약도 8·9월 각각 2000억·500억 발행 예정

특히 수요예측 분위기가 크게 호전되면서 회사채 미매각률도 크게 줄었다. 지난 6월 말 72%로 방점을 찍던 미매각률은 7월 말 26%로 떨어졌다. 수천억 원에 달하던 미매각 액도 같은 기간 930억 원대로 줄었다. 금리 널뛰기 현상도 7월 말을 기점으로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자 우량 기업 위주로 투자 수요가 살아나자 눈치를 보던 다른 기업들도 속속 회사채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발행 보류 4개월 만인 내달 9일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우리투자증권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35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금리 상승과 오너리스크 등 잇단 악재로 발행 계획을 전면 연기했다. 대신 차입금 만기 등 필요한 자금은 기업어음(CP)으로 조달했다. 지난 6월19일~25일, 총 3500억 원어치의 CP를 20일~3개월 물로 발행한데 이어 7월에도 3년 만기 2000억 원 규모의 장기CP를 발행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통해 내달 만기 도래하는 1500억 원의 CP를 차환할 예정이다.

4년 만에 회사채 발행 시장에 등장한 대웅제약도 발행 보류 2개월 만에 발행을 재개한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500억 원의 회사채를 3년물로 발행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CJ GLS와 합병 후 첫 회사채 발행인데다 대웅제약의 경우 업계 최고 신용등급인 A+를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들의 복귀를 환영하는 모습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모두 개별적 이슈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 향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대외 변수가 없다면 이들에 대한 대기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우량채 수요는 제한적…발행 철회도 나타나

w

금리가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곳들도 있다. 시장금리가 안정을 찾기는 했지만 5월 이전의 낮은 금리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다. 지난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2.45%를 기록한 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변동 폭이 가장 컸던 7월 초 2.94%를 찍었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8월 현재 금리는 2.96%으로 오히려 금리가 더 올랐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7월 3.18%를 찍었지만 현재 3.28%를 기록했다.

10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던 CJE&M은 금리가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기업 중 하나다. CJE&M 관계자는 "상반기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금리 급등 여파로 발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역시 금융시장의 동향을 파악한 후 회사채 발행을 재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자금 조달 목적이 '저금리 갈아타기'인 만큼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엔 회사채 발행이 메리트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5월 중순 2.86% 수준이었던 CJE&M의 3년물 개별 민평금리는 14일 현재 3.29%를 기록하고 있다.

A등급 기업들의 발행 철회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 7월 초 KTB투자증권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20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준비했지만 사모채로 선회했다. 동원F&B도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으로 삼아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끝내 접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량 등급의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재개에 나서면서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비우량 등급은 외면받고 있다"며 "전체적인 회사채 발행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