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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과, 걸림돌 산재 '성장통' 베이커리사업 결국 청산..해외사업 부진·해태제과 IPO는 과제

신수아 기자공개 2013-09-25 18:16:34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2일 1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에서 과자 하나를 고르면 10개 중 3~4개는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제품이다. '형님' 크라운제과와 '아우' 해태제과와 협심해 제과업계 시장점유율 35%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운제과는 상반기 경쟁업체들의 부진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다.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가 눈 앞에 산재했기 때문이다. 매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놓칠 수 없는 해외 시장 공략과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성공 해야 하는 해태제과의 기업공개 작업이 남아있다. 여기에 최근 폐업 절차에 들어간 크라운베이커리는 개운치만은 않다.

일련의 요소들이 크라운제과의 성장통으로 작용할지 단지 걸림돌로 남게 될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과 업계 포화 속 실적 선방..해외 사업은 고민

2013년 상반기 제과업계 빅4(오리온,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의 실적은 어두웠다. 매출 성장은 둔화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그 중 가장 선방한 것은 크라운제과였다.

올 상반기 크라운제과의 별도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 증가한 2183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7.5% 증가한 190억 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4.2%, 0.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각각 21%, 2%씩 감소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된 모습과는 대조된다. 이는 주력 브랜드의 판매량이 증가한데다 지난해부터 수출 방식으로 전환한 중국에서 '쿠크다스'와 '초코하임' 등 고급 과자 중심의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크라운제과의 별도 기준 연간 매출은 2011년 4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4182억 원을 달성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올해는 420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 등의 실적이 포함된 크라운제과의 연결기준 매출은 2010년 1조 원을 넘겼다. 분기별로 다소 변동성이 있으나 매년 꾸준히 매출 볼륨을 키워온 상황이다.

그러나 주력 상품의 선방에만 의존하기엔 성장의 한계가 있다. 롯데제과나 오리온 등 경쟁 업체들이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크라운제과는 해외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상해) 생산 법인(가서안제과)을 청산했다. 2002년 판매법인 설립 초기만 해도 소비 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서 생산 공장을 건립했으나, 이후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신제품 출시에 실패하며 부진의 쓴 맛을 봐야 했다. 결국 손실만 남긴 채 법인의 지분과 공장 등 투자자산 전부를 홍콩 현지 식품업체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었던 조리퐁의 성공 이후, 또 다른 인기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며 "과자나 빵 등의 인기는 순환적이기 때문에 한 두개의 제품으로는 매출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투자가 '조리퐁'에 맞춰졌지만 투자 대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상해 법인은 중국 전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였다. 교두보를 잃은 지금 해외 진출의 궤도는 고민일 수 밖에 없다. 현재는 국내 생산 프리미엄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크라운제과 별도기준 실적추이


◇크라운베이커리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크라운제과는 최근 크라운베이커리 사업을 사실상 철수키로 결정했다. 남아있는 70개의 가맹점 가운데 이달 말까지 약 75%가 철수하는 등 순차적으로 폐업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다.

크라운제과는 이미 지난해 말 크라운베이커리 법인을 흡수 합병하며 손실을 떠안은 바 있다. 당시 크라운베이커리의 '만성적자'가 합병의 이유로 꼽혔다. 파리바게트과 뚜레쥬르 등 경쟁 가맹업체들이 인기를 끌며 1000억 원이 넘었던 크라운베이커리의 매출은 꺾여버렸다. 2007년 974억 원이었던 연매출은 2011년 427억 원으로 급감했다.

매출 하락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줄곧 적자 행진을 벌이며, 2008년 47억 원, 2009년 39억 원, 2010년 15억 원, 2011년 4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합병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는 1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십억 원의 적자는 결손금이 돼 자본을 갉아먹었다. 합병 당시 자본총계는 약 34억 원. 적자 추세가 계속된다면 자본잠식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합병당시 일각에서는 베이커리 사업의 완전 철수를 전망했다. 반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기존 매장의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복안도 거론됐다.

제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의 국내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모회사가 손실을 감수하며 이 사업을 유지·보강할 메리트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대기업 '빵집'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나 고급 베이커리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결국 크라운제과는 향후 손실을 최소한 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갈 길 바쁜데···

크라운제과의 고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05년 품에 안은 '아우' 해태제과 때문이다.

올 상반기 해태제과의 성적은 '형님' 크라운제과와는 달랐다. 별도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한 3512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 줄어든 19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6.9%에서 5.6%로 떨어졌다.

계속된 IPO 보류로 재무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상황도 비슷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9월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하게 되면서, 재무적 투자자(FI)인 KT-LIG에이스사모펀드(PEF)에 상환 의무가 발생했다. 이에 375억 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해당 지분(537억 원) 절반가량을 상환했고, 남은 일부의 계약 기간은 2015년까지 연장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이후 해태제과는 FI들의 회수 시점에 맞춰 계속 상장을 시도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마다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상장 의무를 비껴왔다"며 "내년에도 상장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다시 연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해태제과는 증시 상황을 지켜보며 상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FI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고 2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으며, 올 상반기에도 별도기준 70억 원, 연결기준 68억 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점차 개선되는 수익성은 내부적인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해태제과_별도기준_실적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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