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9월 13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증권이 코닉글로리의 전환사채(CB) 관련 증권신고서를 전면 수정할 방침이다. 당초 NH농협증권은 코닉글로리의 일반공모 방식 CB 발행 이후 실권주에 대해 일부 잔액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개정된 자통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효력을 발생한 이후 신주나 주식관련사채 발행시 미달된 실권주를 일부분만 잔액인수할 수 없게 됐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농협증권은 오는 16일까지 코닉글로리 CB에 대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정정신고서에서는 NH농협증권 단독 인수단이 아닌 추가 인수단을 구성해 총액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인수는 코닉글로리가 발행할 CB 40억 원 규모를 모두 증권사측에서 인수한다는 의미다. 이후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CB를 재판매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NH농협증권은 왜 이같은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일까.

당초 코닉글로리의 CB발행과 관련해 증권사 서너곳이 회사측에 인수단으로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들 증권사 중에서는 잔액인수 금액을 10억 원이 아닌 20억 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회사측에서는 잔액인수수수료 등을 감안해 잔액인수 금액을 최종적으로 10억 원, 인수단을 NH농협증권으로 선택한 것이다. 어찌보면 제안 당시부터 회사측과 증권사 모두 자통법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번 자통법 개정 이후 달라진 점 중 시장에 부각된 것은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면금지다. 앞으로 워런트(신주인수권)와 본드(사채)를 분리할 수 있는 BW를 발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부 잔액인수의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주주배정 증자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에서 증권사들의 잔액인수 부분만 금지된 것인지만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식관련사채에 대한 실권주의 잔액인수는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자통법 제165조10을 참고하면 신주나 주식관련사채를 발행할 때 미달된 부분, 즉 실권주는 발행을 철회해야 한다. 다만, 인수단이 실권주 전체를 잔액인수하는 부분을 예외조항으로 뒀다. 이 때문에 부분 잔액인수는 금지되고 총액인수 혹은 전체 잔액인수만 가능한 것이다.

이런 조항으로 인해 코닉글로리와 NH농협증권 등은 정정 계약서와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계약서나 신고서 상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 협의해야 하는 것이다.

코닉글로리나 NH농협증권 입장에서는 정정 신고서를 작성하며 수수료 부분에 대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코닉글로리는 당초 NH농협증권에 기본수수료를 발행금액의 2%와 잔액인수금액의 5%를 잔액인수수수료로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인수방식이 총액인수로 바뀌게 되면 잔액인수수수료가 없어지는 만큼 기본수수료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총액인수가 아닌 전체 잔액인수 방식을 택하게 되더라도 이에 따른 수수료 체계는 달라질 수 있다. 인수방식은 회사나 인수단이 사채 발행의 흥행 여부를 예측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닉글로리의 사채 이자율은 비슷한 신용등급의 다른 기업과 비교해 싼 편으로 나타났다.

코닉글로리의 신용등급은 나이스신용평가 BB-, 한국기업평가 B+이다. 이같은 신용등급은 이번 코닉글로리 사채 이자율인 쿠폰금리 2%, 만기이자율 5.5%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한국기업평가에서 B+를 부여받고 최근 주식관련사채 중 BW를 발행한 코스닥 상장사 트레이스와 비교할 때 이자율이 저렴하다. 트레이스가 최근 발행한 BW의 이자율은 쿠폰금리 2%, 만기이자율 7%였다.

코닉글로리 고위관계자는 "CB발행에 대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부분은 회사나 증권사 모두 실수한 점이 있다"면서도 "법리적 부분을 꼼꼼하게 검토할 수 있는 변호사 등을 규모가 작은 코스닥기업에 둘 여건이 안된다는 점도 아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