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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 이노션 지분 인수자로 유력 현대차 그룹 기대치 부합하는 인수조건 제시한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3-10-24 16:20:16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3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매각 중인 이노션 소수 지분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2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이노션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 중 KKR이 현대차 그룹의 기대치에 가장 근접한 인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A 업계 관계자는 "복수의 후보 중 현재로선 KKR이 제시한 조건이 가장 나은 편"이라며 "인수전이 현재 구도로 진행될 경우 KKR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몽구재단과 이번 딜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5일 이노션 지분 1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본입찰에는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 중 스틱인베스트먼트만이 단독 응찰해 매각 측을 실망시켰다. 게다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제시한 인수 조건이 매각 측 기대에 못 미쳐 더욱 실망을 배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골드만삭스는 이번 딜이 사적 거래(Private Deal)라는 점을 활용해 추가 입찰자를 모집하기로 하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인수후보를 모았다. 그 결과 외국계 PEF 운용사 2~3곳의 입찰 참여를 유도, 인수전을 복수의 경쟁구도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인수전의 유력한 승리후보로 꼽히고 있는 KKR은 매각 측 기대치인 이노션 지분 10% 기준 1000억 원에 근접한 인수가를 제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후보들은 700~900억 원 수준의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몽구재단과 골드만삭스가 이노션 지분 10% 매각가를 1000억 원 수준으로 책정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 2006년 사재 출연 계획을 발표하며 제시한 금액은 8400억 원 이다. 이후 정 회장은 200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총 65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따라서 당초 계획을 충족하기 위해선 정 회장이 기부하기로 한 이노션 지분 20%의 가치가 최소 1900억 원은 돼야 한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은 매각 측 기대치가 꽤 높은데다 투자금 회수(Exit) 방법이 뚜렷치 않은 점 때문에 대부분 보수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했다. 정몽구재단과 골드만삭스가 기업공개(IPO)를 엑시트 방법으로 제시했지만, 이를 인수후보들에게 명시적으로 보증하는 등 구체적 방안을 약속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KR이 다른 후보들과 달리 매각 측 기대에 근접한 인수 조건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현대차그룹과의 향후 거래관계 구축을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M&A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KR과 같은 글로벌 PEF는 훗날의 수익을 위해 때로 과감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며 "KKR이 이번 딜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차그룹과 거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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