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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내수시장 지위 흔들리나 [Credit Report]경기침체, 수요부진 지속…유럽·일본업체, 공격적 마케팅

황철 기자공개 2013-11-14 12:06:33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8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였던 현대·기아차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철옹성처럼 느껴지던 시장점유율 70%의 벽이 무너졌다.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이 역성장하면서 판매대수는 정체 내지 감소로 전환했다. 여기에 수입차업체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절대적 경쟁 우위에 있던 중소형차 시장에서까지 수입차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은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한-EU, 한-미 FTA에 따라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의 위축도 예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내수 부문에서의 성장성 확보가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수입차, 시장 서서히 잠식…점유율 70% 선 붕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꾸준히 70%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오랜 기간 과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토종 업체 중에는 비견할 상대가없고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도 가격 경쟁력의 열세와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었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매출액 기준 내외수 비중으로만 따지면 해외 시장이 절대적 시장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단일 국가별 관점에서 보면 15%에 이르는 국내 시장은 사업안정성을 받치는 핵심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수 완성차 수요는 2011년을 기점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수입차의 시장 잠식도 가속화하고 있다. 2012년 내수 승용차 시장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올해에도 고유가와 신차출시 효과 축소 등으로 수요정체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내수시장은 위축됐지만 수입차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승용차 기준 2001년 약 7700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2012년 13만대 규모에 이르렀다. 점유율은 2012년 10%를 기록한 데 이어 2013년에는 12%를 넘어섰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점유율 하락이 뚜렷하다. 국내 승용차시장에서 꾸준히 70%를 상회하던 점유율은 올해 들어 판매대수가 감소하며 70% 이하로 하락했다. 과거에 비해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한-EU, 한-미 FTA에 의한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 고급 대형차 중심이었던 수입차종이 중소형차로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3000만 원~4천만 원 대의 신규 차종이 집중적으로 도입되면서 40대 이하 연령의 수입차 구매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BMW, 벤츠, 폭스바겐 등의 유럽브랜드 외에 일본과 미국업체들도 신차 라인업(Line-up)을 확대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와 딜러망 확충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어 내수시장 경쟁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 FTA 관세 인하, 가격 경쟁력 축소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한-EU FTA에 따라 유럽산 수입차(1500cc 초과)에 적용하던 관세가 아예 철폐된다. 유럽업체 점유율이 높은 수입차업계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의 유인이 커졌다. 수입차업체의 공격적 정책으로 현대·기아차와의 가격차가 축소될 경우 향후 판매단가 결정에도 상당 부분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수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장해 왔다"라며 "국내시장에서의 우월한 시장지위와 이익창출력은 향후에도 현대·기아차의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본사의 안정적 영업활동과 적정 수준의 이익창출은 향후 원활한 연구개발 활동과 기술력 제고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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