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20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분기 적자 전환한 동화약품이 불법 리베이트로 9억 원대 과징금까지 물게 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의약품(ETC) 분야로 발을 넓히고 이숭래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재도약에 나선 동화약품이 출발부터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사 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병·의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동화약품에 8억 9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도입된 이후인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이뤄진 리베이트가 고발 대상이다.

최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해 재도약에 나선 동화약품은 이번 불법 리베이트 적발로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앞서 동화약품은 한국화이자제약 출신인 이숭래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기존에 강점을 가졌던 일반의약품(OTC) 사업 외에 ETC 분야로 발을 넓혔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 사장 선임하며 특히 전문의약품 영업에 승부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본격적인 영업 전략 구상에 앞서 불법 리베이트 관련 현안을 우선 처리해야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리베이트가 단순히 일부 영업사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동화약품 본사 판매 촉진 계획에 따라 행해져 사안이 심각하다. 동화약품 본사는 지난 2009년 품목별 판매 목표액을 설정했고 그에 따라 일정 비율을 정해 금품을 지원했다.

더구나 이번 불법 리베이트 적발은 동화약품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동화약품은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23억원)과 당기순손실(-2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는 전문의약품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반면 원가와 광고비가 늘면서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 고발에 따른 벌금은 법정 최고 금액이 3000만 원이라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여기에 파생되는 각가지 소송까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진 리베이트이기 때문에 적발 규모가 크고 공정위에 이어 검찰, 식약처 등에서도 조사가 계속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