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신뢰·시장 소통 여부가 투자 우선순위" [대표펀드매니저 열전]KB인베 우동석 상무 "투자업종·방법 제한없이 과감한 투자로 성공"
김동희 기자공개 2013-11-26 09:46:06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2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대표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의 자회사 KB인베스트먼트에는 벤처캐피탈 1세대로서 한 직장에서만 26년간 벤처업계에 종사한 터줏대감이 있다. 그의 손을 거쳐간 벤처기업만 100여 곳에 이르고 직접 투자한 벤처기업도 50여 개에 달한다.막내 심사역으로 시작해 대표펀드매니저를 거쳐, 임원으로 성장하기까지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주인공은 바로 우동석 상무다. 우 상무는 1987년 K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국민기술금융에 입사해 벤처캐피탈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는 투자할 산업군이 마땅치 않았다. 사출업체나 피혁, 섬유·봉제 등 단순 제조기업에 주로 투자했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외에는 회수 방법이 없어 손실이 컸다. 그 때 투자한 기업가운데 신강제지(현 한솔아트원제지에 흡수)를 제외하고 남아있는 기업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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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석 상무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은 펀드는 총 2개다. 2003년 결성해 청산한 KB 03-1벤처조합과 2009년 결성해 관리하고 있는 09-5 KB벤처조합이다.
투자성과는 나쁘지 않다. 국민연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서 출자받은 150억 원 규모로 결성한 KB 03-1벤처조합은 내부수익률(IRR) 10.4%를 달성, 성과보수를 받았다. 씨모텍, 엘디티, 테라세미콘 등 총 23개 기업에 180억 원(재투자포함)을 투자해 150%가 넘는 누적수익률(ROI기준)도 기록했다. 투자기업의 10곳이 기업공개(IPO)에 성공, 여전히 상장사로 남아있을 정도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15%가 넘는 IRR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썬스타특수정밀, 삼영테크놀로지 등이 조합 청산 직전에 회수가 불가능해져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이 조합의 IRR이 12%를 넘겼으면 국민연금의 수시 출자 운용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우동석 상무는 "KB금융그룹의 신뢰도나 명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 업종이나 투자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시도 영화부터 휴대폰부품, 반도체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해 만족스런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펀드매니저로 있는 09-5 KB 벤처조합(결성총액 300억 원)은 투자를 모두 마쳤다.지엔씨에너지, 피앤이솔루션, 아바텍, 오이솔루션 등 총 21개 기업에 303억 원(재투자 포함)을 투자했다.
우 상무는 "09-5 KB벤처조합은 투자가 끝나 관리만 남았다"며 "상장된 기업의 투자수익이 높지 않아 걱정이긴 하지만 투자기업 관리에 신경쓴다면 이 조합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동석 상무의 투자 원칙은 단순하다. 경영자의 능력과 신뢰성을 우선순위에 놓고 시장을 살핀다. 기술이 뛰어나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변한다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 회수 가능 여부도 투자시 중점 고려사항이다. IPO이후에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안해주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3년경 TF를 구성해 부실 기업들을 점검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경영자의 신뢰와 능력 부족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실기업들은 기술력의 문제도 아니었다"며 "때로 너무 일찍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시장 규모가 작은데도 막대한 투자를 하는 우를 범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 상무는 추가적으로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지는 않을 계획이다. 대표펀드매니저가 아니더라도 그 동안 업계에 종사하면서 쌓은 투자 노하우와 경험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벤처기업들이 K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받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위상을 높이는 게 목표다.
우 상무는 지난 2011년 임원이 되면서 투자심사부터 리스크관리, 경영지원업무까지 총괄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들어 벤처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할일도 많아졌다. 펀딩부터 투자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우 상무는 "창조경제를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지금 강조하는 창업중소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일은 필연인 것 같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군으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벤처투자의 시스템을 강화해 이 분야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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