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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기업 가치 높여주는 역할" [대표펀드매니저 열전]김일환 스톤브릿지 대표 "초기기업 투자 자리매김..일반·제조로 영역 확대"

박제언 기자공개 2014-01-09 08:05:12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6일 1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하 스톤브릿지)은 국내에서 IT·소프트웨어 초기기업 투자로 정평이 난 벤처캐피탈이다. 현재 촉망받는 혹은 내로라는 인터넷 기반 벤처기업 중 스톤브릿지의 투자를 받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인터넷 기반 초기기업 투자에서 자리를 잡은 스톤브릿지는 제조업이나 바이오 등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심에 김일환 스톤브릿지 대표(사진)가 있다.

◇삼성맨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김일환_스톤브릿지_대표1
김일환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뒤 1994년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로 입사했다. 이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내 미래전략그룹에서 컨설팅 업무를 했다. 그룹내 계열사의 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컨설팅하는 작업이었다. 김 대표는 컨설팅 업무에 참여하며 벤처투자라는 영역을 처음 접하게 됐다.

삼성은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서 벤처투자를 하고 있었다. 이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던 삼성은 1999년 10월 삼성벤처투자라는 벤처캐피탈로 통합·설립했다. 김 대표의 경우 미국에서 인터넷붐이 일고 있고, 벤처투자라는 영역에 눈떠가던 터라 삼성벤처투자에 주저 없이 지원했다.

김 대표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트레이딩하는 개념이 아니라 회사에 직접 자금이 투입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벤처투자의 매커니즘이 마음에 들었다"고 벤처투자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삼성벤처투자에서 김 대표는 100억 원 규모의 문화콘텐츠 관련펀드를 1년 간 운용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에 투자했다. 김 대표는 "다른 업종 보다 손이 많이 가고 무엇보다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투자였다"며 "문화콘텐츠 펀드 운용을 통해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벤처투자는 2002년 말 외부 자금 보다 그룹 내 자금을 펀드의 기초자산으로 운영하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로 내부 방향을 정했다. 이후로도 삼성벤처투자는 디지털 미디어와 연관해 TV나 가전쪽의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해외 투자를 진행했다. 대표 사례는 미국 퓨어디지털이다.

김 대표는 삼성벤처투자에 재직할 당시 유튜브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이와 연관해 소형 캠코더 제조업체인 퓨어디지털에 500만 달러(한화 50억 원)을 투자했다. 퓨어디지털은 2009년 시스코(CISCO)에 합병돼 삼성벤처투자에 4배 이상 수익을 가져다 줬다.

다만 김 대표는 2006년 코리아벤처펀드(KVF)로 둥지를 옮기며 퓨어디지털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KVF는 2001년 싱가포르의 '버텍스', 미국의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어드바이져(SSgA)', 이스라엘의 '요즈마' 등의 해외 투자기관과 공동으로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해당 펀드의 투자가 소진된 시점에 KVF에 합류해 다음 펀드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 대표는 KVF에서 해외 벤처캐피탈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007년 미국 금융위기 사태를 몰고온 서브프라임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KVF에서 준비 중이던 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예상됐던 해외 파트너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된 이유다. KVF는 결국 다음 펀드를 만들지 못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기존 펀드를 정리하게 되는 작업을 맡게 됐다. 펀드를 청산하며 회수하는 절차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초기벤처에서 일반·제조로 영역 확장

김 대표는 KVF의 펀드 청산작업 중 스톤브릿지로 부터 합류를 제안 받았다. 당시 김지훈 스톤브릿지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파트너들과 합의 하에 펀드 일부에 대한 분할을 결정한 상태였다. 김지훈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콘텐츠펀드를 가져오기로 했고, 콘텐츠 부문에 투자한 경력이 있는 김일환 대표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스톤브릿지에서 PE투자는 김지훈 대표가 벤처투자는 김일환 대표가 맡게 된 배경이다.

티켓몬스터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유명한 딜 중 하나다. 2009년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야 했던 스톤브릿지가 김일환 대표를 통해 박지웅(現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이라는 당시 새내기인 심사역을 뽑으며 이뤄낸 딜이었다. 초기기업전문조합으로 투자한 티켓몬스터는 이후 미국의 소셜커머스업체 리빙소셜에 매각됐다. 스톤브릿지는 티켓몬스터를 엑시트하며 리빙소셜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스톤브릿지는 리빙소셜의 기업공개(IPO)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010년 결성한 KIF-스톤브릿지IT 전문투자조합은 김 대표가 2009년부터 구상했던 펀드다. 당시 모바일과 관련한 스포트웨어·서비스업종이 부상하기 직전이었다. 해당 펀드는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하고 있는 우아한형제와 타킷광고업체 '와이더플래닛' 등 모바일과 관련한 서비스업체에 많이 투자했다.

김일환 대표의 투자철학은 세 가지다. 벤처캐피탈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투자를 하자는 것. 즉, 실패를 할 위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기 벤처기업에 투자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의미다. 두 번째는 돈만 투자해서 이익을 취하는 벤처캐피탈이 아닌 투자기업의 가치를 올려주는 스마트머니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투자 이후 기업에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소개해주거나 컨설팅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 투자를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의 협의 하에 지속적으로 이어주고 있다. 지분율도 유지하며 스톤브릿지와 투자기업 간 성장을 도모하자는 차원이다.

김일환 대표는 "스톤브릿지는 초기기업 투자 벤처캐피탈로 주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지만, 일반 투자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중"이라며 "제조업 등 일반 분야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와 회수는 스톤브릿지의 중장기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 이력

△1967년 서울출생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 보스톤대학교 MBA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그룹
△삼성벤처투자 투자본부
△코리아벤처펀드 투자본부 이사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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