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의 뚝심 '동부제철', 도전은 계속된다 [2014 승부수] 인천공장 매각 등 재무개선 총력..사업부문 원가 절감 박차
박창현 기자공개 2014-01-09 09:57:27
[편집자주]
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8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자원(고철)으로 철강을 만든다는 꿈 같은 이상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 장기불황에서 우리는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될 것이다."지난 해 10월 19일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전체 임원 회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동부그룹은 3조 원 규모의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계획안을 발표했다.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충하고 4개 핵심 사업만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김 회장의 꿈과 의지가 담긴 철강 부문은 4대 핵심 전략 사업에 포함됐다.
4년 연속 당기 순손실, 금융비용 연간 2000억 원, 총 차입금 2조 3000억 원, 부채비율 269%. 분명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하지만 확실한 대책을 세워뒀다.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내놓기로 했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묘수도 찾아냈다. 이제는 부딪히는 일만 남았다.
◇ 재무구조 개선 특명..1조 자구계획 마련
동부제철은 총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당진 전기로 공장 투자 이후 재무안정성이 크게 악화됐다. 2008년 말 1조 1000억 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조 원을 넘었다.
과도한 차입금은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동부제철은 2010년부터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악화 추세다. 지난 2009년 191.2%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현재 300%에 육박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모든 활용 가능한 방안을 동원해 동부제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 11월 발표한 동부그룹 자구계획 중 절반 이상이 동부제철 회생 방안이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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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자구안이 인천공장 매각과 당진항만 유동화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압연과 도금, 강관 등 냉연 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체제를 갖추고 있다. 컬러강판(연산 50만 톤)과 석도강판(18만 톤) 등 주요 제품들의 품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교통 입지도 좋다. 인천 항만과 경인고속도로가 바로 옆이다. 이런 투자 매력 요인 때문에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철강(Baosteel) 등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당진항만 지분 유동화도 추진 중이다. 당진항만은 동부그룹이 전체 부두 수요의 70%를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아울러 인근에 국내 최대 철강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추가적인 물동량 확보도 노릴 수 있다. 동부제철은 이미 지난해 당진 항만운영사업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인 '동부당진항만운영'을 설립했다. 자회사 지분 유동화를 통해 최대 30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자회사인 동부특수강 기업공개와 동부제철 유상증자도 자구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
자구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동부제철은 현재 약 2조 3000억 원 수준의 부채를 2015년 경에는 약 9000억 원 대로 줄일 수 있다. 부채비율 역시 14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철원대체재 수급 안정화..원가 경쟁력 키운다
본원적인 철강 사업에 있어서는 원가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 동부제철은 연산 300만 톤 규모의 당진 전기로 제철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시황 악화와 더불어 전기로 주원료인 고철 가격 상승으로 정상궤도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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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기로 특화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난 2012년 말 철원대체재를 활용해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추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철원대체재 기술을 도입하는 데도 걸림돌이 있었다. 동부제철은 해당 원재료를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주로 수입해 썼다. 하지만 미국의 대이란 금수조치와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망으로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동부제철은 최근 러시아과 바레인 원료 공급원체들과 장기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수급 안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산 저가 철스크랩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고철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동부제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2013 철강 성공 전략 콘퍼런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철스크랩은 자국 수요를 충당하고도 2015년 약 1200만 톤, 2020년에는 약 6200만 톤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본원적인 사업 부문의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철원대체재의 안정적인 수급은 생산원가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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