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1월 28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펀드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게 벌써 10년 전이다. 최근 신흥국 증시가 힘을 못쓰면서 중국펀드도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펀드는 2000년대 중반 국내 펀드시장을 뒤흔든 광풍의 주역이었다.국내 최초의 중국투자펀드는 지난 2004년 11월 설정된 '봉쥬르차이나펀드'다. 이 펀드가 처음 출시 됐을 때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 펀드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안녕'을 뜻하는 '봉쥬르'라고 지은 것도 중국증시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다는 취지였다.
이 펀드가 투자자에게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한 건 중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2006년부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090선에서 2060선으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봉쥬르차이나펀드는 이 해 63.9%, 국내 펀드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7년엔 상하이종합지수가 10월 역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며 중국펀드 천하를 이끌었다.
국내 운용사에서는 당연히 중국펀드 붐이 일었다. 2005년 4개에 불과하던 중국펀드 수는 이듬해 21개로, 2007년 103개로 증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중국펀드 수는 500개에 육박한다. 설정액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2005년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설정액은 2009년 20조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시장을 호령하던 차이나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2010년 이후 선진국 증시가 탄력을 받으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자에게 외면 받는 모양새다. 차이나펀드 설정액이 최근 10조 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게 그 방증이다.
수익률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설정액 기준 상위 10위 권 안에 드는 중국펀드 중 최근 1개월 사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기간을 1년으로 늘려 잡아도 6곳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 누적 수익률이 플러스인 곳은 1곳에 불과했다. 과거 중국열풍 붐을 주도했던 신한BNP봉쥬르차이나펀드,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펀드도 수익률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연초 각 증권사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주식형 펀드 위주로 상품 라인업을 꾸렸다. 수익률 부진 등을 감안하면 차이나펀드 등 신흥시장펀드가 외면 받는 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도 관심을 끈 중국펀드는 존재했다. 중국 소비재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펀드와 중국본토A주에 투자하는 펀드 등은 추천을 받았다. 설정액이 500억 원 내외로 군소펀드인데다, 최초 설정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신생 펀드다.
중국펀드라고 해서 무작정 팔리던 호시절은 갔다.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때가 조만간 오긴 할 것이다. 그때까진 중국펀드 공략에도 틈새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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