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성장 발판 해외사업…돌연 축소 이유는? 영업망 축소·휴면법인 줄이어...IPO전후 해외법인 대거 설립탓
장소희 기자공개 2014-02-12 08:19:3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0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매출의 한계를 해외시장에서 극복해온 락앤락이 해외법인 효율성 높이기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과 일본, 인도법인은 2년 전부터 휴면상태로 정리됐고 최근에는 영업 효율성이 가장 낮은 태국법인의 영업망을 대폭 축소했다. 기업공개(IPO) 전후로 외형확장에만 힘썼던 락앤락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최근 태국 현지법인의 영업망 축소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지출된 비용 43억 원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기존에는 락앤락 태국법인이 현지 모든 유통을 도맡았지만 영업망 축소로 B2B 영업인 특판과 홈쇼핑만 담당하게 된다. 브랜드샵이나 도매, 할인점 영업 등은 현지 유통업자에게 넘겨 관리가 어려운 유통망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다는 취지다.
락앤락은 태국에서 영업법인과 유통법인 총 2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현지 도매상을 통해 영업에 나섰던 락앤락은 지난 2008년 12월 태국 방콕에 영업법인과 유통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법인 설립 5년만인 지난해 직접 판매보다 이전의 도매상을 통한 수출방식이 효율적인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대부분의 영업망을 넘겨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과 베트남시장에서 락앤락이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 태국시장에서 유독 판매가 시원찮았다"면서 "태국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소득수준도 높고 한국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편이라 락앤락에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현지 법인 설립에 나선 것이지만 시기적으로 다소 늦게 진출해 경쟁업체들에 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락앤락 태국법인은 중국과 베트남 등 매출규모가 큰 다른 법인들에 비해 다소 늦게 설립됐다. 락앤락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해외시장 진출로 극복하고자 지난 2002년 중국 위해지역에 생산공장을 짓고 2005년 판매법인을 상해에 세워 발 빠르게 중국시장을 점유해 나갔다.
이어 2007년 베트남 동나이에 제2생산기지를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진출도 빠르게 타진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진출에서 베트남시장이 중심이 돼 태국법인 설립은 2008년 말에나 이뤄졌다. 이후에도 베트남시장은 생산기지를 갖춘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불리며 각광받았지만 태국법인은 적자를 이어갔다. 설립 첫해인 2009년 5억 원 적자를 기록하던 태국법인은 이후 2010년과 2011년 각각 22억 원 적자를 기록하고 2012년에도 15억 원 적자를 냈다.
유통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10년 락앤락이 IPO를 전후로 무리하게 해외사업을 확장해왔다고 지적한다. IPO를 앞둔 지난 2008년 말부터 2009년까지 인도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국 텍사스, 일본 등 해외법인 7곳이 설립됐다. 현재 락앤락이 총 11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거의 대부분의 법인이 이 시기 집중적으로 세워진 셈이다. 더구나 이 시기 세워진 미국, 일본, 인도법인은 현재 휴면상태에 있다.
IPO 이후에도 해외 투자는 이어졌다. IPO를 통해 모집된 자금으로 베트남과 중국에 공장을 추가적으로 하나씩 더 설립했고 칠레, 홍콩 등 신규 시장에 법인 설립도 이뤄졌다. IPO 이전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의 투자로 볼 수 있지만 5년 여가 지난 지금, 해외법인들의 실적 대비 과도한 투자였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락앤락의 실적이 2분기에 걸쳐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깊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사업이 잘 되던 시기만 하더라도 나머지 해외법인들의 낮은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며 실적도 영향을 받자 해외법인 정리에 나선 것 같다"며 "앞으로도 미국, 일본, 인도법인처럼 완전히 휴면상태에 놓이는 법인이 나오거나 태국법인처럼 영업망 정비에 나서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관측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해외법인은 현지 사정에 의해 영업형태를 바꿔야 하는 일이 많다"며 "현재로선 태국법인 외에 해외법인 정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