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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홀딩스, 올해도 연결재무에 '농심' 뺀다 기업회계기준서 개정 불구 연결대상 제외 계속..대상홀딩스와 대비

문병선 기자공개 2014-02-13 08:13:1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1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홀딩스가 올해도 핵심 자회사 ㈜농심을 연결 재무제표 대상 목록에서 제외한다. 표면적으로는 사실상 지배력 차원에서 연결 의무가 없다고 판단해 제외하는 것이지만, 연결에 포함할 경우 부채비율도 다소 나빠지고 ㈜농심의 실적 악화가 농심홀딩스에까지 전이돼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지주회사 및 자회사간 상하 지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대상그룹이 지난해 대상㈜를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의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 기업에 포함한 사례와 대비된다.

1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농심홀딩스는 핵심 자회사인 ㈜농심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이 확실치 않다고 판단해 올해도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심그룹 관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이후 계속해서 연결에서 제외해 왔다"며 "올해 역시 그대로 가고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농심그룹은 지주회사 농심홀딩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농심홀딩스가 ㈜농심, 율촌화학,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등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지분 32.72%를 가진 최대주주다. 누가봐도 ㈜농심의 지배회사는 농심홀딩스이지만 농심홀딩스는 K-IFRS를 도입하면서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 기업에서 ㈜농심을 제외했다.

K-IFRS는 지분율 50%를 초과해야 종속회사로 연결대상에 포함시키고 20~50% 자회사는 실질지배력 기준에 따라 판단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라 농심그룹 뿐 아니라 대다수 지주회사는 사실상 지배하는 자회사일지라도 지분율이 50%가 넘지 않는 자회사를 연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바뀐 K-IFRS 기준이 적용됐다. 바뀐 기업회계기준서 제1110호에 따르면 비록 지분율이 50%가 넘지않는 자회사일지라도 지배회사의 사실상 지배력이 인정되는 경우 해당종속회사를 연결범위에 의무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지배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과거 주총 등에서 의결권 행사 전례 등이 고려된다.

대상홀딩스의 경우 바뀐 규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대상㈜ 및 대상㈜의 18개 종속기업을 대거 연결 대상에 포함했다. 대상홀딩스는 대상㈜ 지분 39.52%를 갖고 있어 농심그룹과 비슷한 소유관계를 나타낸다. 이 결과 대상홀딩스의 2012년말 기준 자산총액은 6033억원이었으나 2013년 9월말 기준 자산총액은 2조955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외에도 애매한 지배 관계로 구설수에 올랐던 많은 기업이 자회사를 연결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애매한 '50% 룰'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거나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을 모회사들이 연결에 포함시키는 걸 꺼려 했었지만 작년부터 많은 기업이 사실상 지배력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면 연결에 포함시켰고 회계법인도 그렇게 유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심그룹은 ㈜농심을 지난해에도 연결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사실상 지배력이 약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과거 주총의 의결권 행사 양상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심홀딩스가 ㈜농심을 연결에 포함시키려면 과거 주총 참석률이 80%라고 가정할 경우 농심홀딩스가 ㈜농심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야 하지만 실제 지분율은 33%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반수가 넘지 않아 제외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농심의 실적 악화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그룹은 그룹의 규모가 커 보이고 싶어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웬만하면 연결에 포함시켜 그룹의 규모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의욕이 있다. 하지만 ㈜농심의 경우 지난 3~4년간 지속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매출은 정체되고 이익률은 떨어졌다. 여기엔 '꼬꼬면' 등 하얀국물 경쟁, 삼다수 판매 종료, 해외 법인 실적 악화 등이 이유였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을 연결에 포함시키면 실적 악화가 전이돼 보이는 영향이 있어 꺼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과 대비되게 농심홀딩스는 태경농산 등 자회사로부터의 안정적 배당으로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농심홀딩스의 주가 역시 2012년부터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농심은 작년 초 이후 부진했다.

그러나 앞선 회계법인 관계자는 "사실상 지배력 유무는 비록 그 기준이 바뀌었으나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중구난방이 된 측면이 있다"며 "농심홀딩스가 ㈜농심을 연결에 포함하지 않았다면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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