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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생명 상장 변수는 '기업가치' 거래소, 생보사 고평가 논란 '의식'...전환 비율 조정따라 투자가 수익률 '보장'

민경문 기자공개 2014-03-04 11:43:51

이 기사는 2014년 03월 03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예심을 청구한 동부생명의 거래소 상장 승인이 늦어지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어차피 지난해 실적 결과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달 중순이 넘어야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상장 기업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거래소 입장에서도 이 정도 '대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 2010년 대한생명, 삼성생명 상장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생명보험사라는 희소성이 매력적이다.

문제는 밸류에이션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신규고객은 줄고 보유계약 증가율이 낮아지는 등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아 높은 공모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거래소는 과거 상장된 생보사들의 주가 대부분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모가의 고평가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동부생명 상장은 불가피하게 추진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 2010년 1200억 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것이 기업공개(IPO)였다. 2013년 말까지 거래소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물론 언제까지 상장을 하겠다는 얘기는 못 박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상장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동부생명의 거래소 입성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권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밴드가격이 정해지더라도 정작 수요예측에서 정해진 공모가격이 원하는 수준이 아닐 경우, 언제든 당초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0년 전환우선주 발행 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도 "과거의 외환위기, 세계적 금융위기 등과 같은 급격한 시장 악화를 초래하는 외부적 요인과 당사의 급격한 재무건전성 문제 등의 내부적 요인이 발생해 공모 진행이 어려울 경우 상장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3조 원 규모의 그룹 자구계획이 아직 지지부진하다는 점은 여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가운데 매각이 성사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최근 금융당국은 동부그룹에 조속한 구조조정을 직접 촉구하기도 했다. 동부생명 상장 역시 그룹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동부생명이 상장을 미루다가는 그룹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BC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 진행하는 동부생명의 IPO 역시 큰 틀에서는 자구계획 일환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웅진, STX, 동양그룹은 제값에 팔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산 매각을 늦추면서 유동성 위기를 더욱 악화시킨 공통점이 있다"며 "동부생명의 상장이 무산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전환우선주 투자가들은 일단 상장이 성사된다면 전환비율을 조정(리픽싱)해준다는 계약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가 1만 2500원 밑에서 결정되면 투자 원금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보통주를 더 배정해 주기로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전환상환우선주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주주 측이 이를 갚아줘야 할 의무는 없다"며 결과적으로 상장 자체가 무산될 경우 이들 투자가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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