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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수탁고 118조' 부동산 불황 먹고 급성장①PF 대체 수단 인기…차입·관리형 토지신탁 급증

길진홍 기자공개 2014-03-25 08:24:03

[편집자주]

건설 경기 침체에도 불구 부동산신탁사들의 외형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 경색과 맞물려 단순 담보신탁에서 시행사 역할을 대행하는 토지신탁에 이르기까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신탁사들의 잇따른 개발사업 진출을 두고 PF 부실 위험 전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기간 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신탁업계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지향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9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로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급감하면서 신탁사에 대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탁사들은 은행과 증권사들이 잠시 일손을 놓은 사이 잇따른 개발금융 진출로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신탁 업무도 단순 관리형에서 공사비 지원 등을 수반한 차입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최근 분양시장 호전과 맞물려 자금 수요가 늘면서 신탁사들의 시장 잠식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탁사 11곳, 순익 1222억…금융위기 후 최고 실적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1개 부동산신탁사는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 4491억 원에 영업이익 1651억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14.4%와 10.1% 늘어난 수준이다. 순익 합계는 1222억 원으로 8%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지표가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6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 경기 부진에도 불구 매출액 증대가 영업이익과 순익 실현으로 이어졌다. 영업비용 부담으로 순익 증가 폭이 소폭 둔화됐지만 주택시장 침체를 생각하면 나름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신탁사 손익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업체별로는 한국토지신탁의 매출이 1628억 원으로 전년대비 40.2% 뛰었다. 코람코자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도 매출이 551억 원, 483억 원으로 각각 34.7%, 8.3% 증가했다.

후발주자인 코리아신탁과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도 1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자산신탁(357억 원)과 하나자산신탁 (255억 원), 생보부동산신탁(129억 원), KB부동산신탁(465억 원) 등은 매출이 소폭 줄었다.

순익은 11개 신탁사가 모두 흑자를 냈다. 한국토지신탁의 순익이 50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코람코자산신탁(201억 원), 대한토지신탁(156억 원), 한국자산신탁(111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람코자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의 경우 순익이 작년에 비해 각각 294%, 13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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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2013년 말 기준)

◇일감 줄고, 영업비용 늘었는데 수익성 '개선'

지난해 대규모 이익실현에도 불구 수탁고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 기준 부동산신탁 11개 업체 수탁고는 118조 8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조1000억 원 줄었다.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대형 업체 수탁고 감소가 두드러졌다.

영업비용도 늘었다. 지난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영업비용은 28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5억 원 증가했다. 금융비용 감소에도 불구 대손상각 부담이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신탁사들의 일감이 줄고, 비용 지출이 늘어났는데 불구 순익이 오히려 늘어난 셈이 된다.

부동산 신탁사 수탁고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담보신탁→ 토지신탁 전환…시행사 역할 대행

수익 증대 원인은 일감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보수가 박한 담보신탁 수탁이 줄고, 이문이 남는 토지신탁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시행사에 공사비를 지원하고,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00억 원 늘었다.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도 1조5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담보신탁 수탁고는 해마다 줄고 있다. 한 때 100조 원을 넘던 수탁고가 76조 4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밖에 관리신탁, 처분신탁 등도 소폭 감소추이를 보였다.

이처럼 토지신탁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신탁보수가 많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부동산신탁사가 토지를 수탁 받아 개발한 뒤 분양·임대 수익을 수익자에게 배분한다. 공사비를 지원하고 매출의 3~4%를 보수로 챙긴다. 분양매출이 1000억 원일 경우 30억~40억 원의 수수료가 떨어진다. 공사비 지원이 없는 일반 관리형의 경우 건당 수수료가 3억 원 안팎이다. 반면 담보신탁의 경우 수수료가 설정금액의 1% 이내로 크지 않은 편이다.

자금사정이 열악한 시행사들의 요구도 토지신탁 확대를 거들고 있다. 차입형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사비를 선지급 받아 토지대를 납부하는 형태도 늘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올 들어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에 영업이 허용되면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부동산신탁사 수탁고 유형
(자료: 금융감독원, 2013년 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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