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 어떻게 벗어날까 [2014 더벨 재무전략 포럼]브릭스 성장모형 한계, 버블붕괴 위험..규제개혁·내수활성화 '해법'
김장환 기자공개 2014-03-27 09:38: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유럽시장의 경기 회복세가 올 한해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돌연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위기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브릭스(BRICS) 성장 모형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고, 특히 중국 시장은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와 신용경색 우려마저 떠오르고 있다. 과연 국내 기업들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올해 찾을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은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2014 재무전략 포럼'을 열어 올해 신흥국들의 위기 요인과 이에 따른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을 짚어봤다. 미국과 유럽경기는 올해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성장 침체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날 것이란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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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 패러다임의 변화는 올해 우리 기업의 경기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소로 지목받았다. 국내 경기 의존도가 가장 높은 시장인 중국은 올해 신용경색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무역지표 역시 악화된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내수경기에 중점을 둔 패러다임 이동까지 포착되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시스템의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을 꼽았다. 그는 "중국은 금리와 예대율 규제로 신탁과 자산관리상품(WMP) 중심의 그림자 금융이 활기를 띄고 있고 사금융까지 포함한 그림자 금융 시장 규모는 약 47조 위안으로 집계된다"며 "전체 은행 자산의 30%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거론했다.
이 같은 차이나 리스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장 실장은 "중국은 글로벌 공급사슬의 수출 전진 기지인 동시에 막대한 구매력을 지닌 최종 시장이기 때문에 해당 시장의 경제 위기가 국내 수출 경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투자시 직접투자와 주식투자 및 대출 등 기타투자와 관련된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시장 외에 신흥국들 역시 올해 자산 버블 붕괴 위험을 지목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의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2008년 이후 5년간 가속화됐다"며 "이에 따라 일본처럼 일순간에 신흥국들의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져 국가 경제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신흥국 대부분이 크고 작은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채무와 경상수지 적자를 합친 것 보다 외환보유고가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다수 포착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가들은 위기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아르헨티나·터키·남아공 3개국이 가장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인도네시아·칠레 역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채무 상환이 어려워 불안한 경기 전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도·브라질의 경우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외화 유동성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고, 이들 국가의 위기는 금리 인상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흥국들에 대한 리스크를 일반화하기 보다는 국가별 선별을 통한 세분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버블 걱정이 크고 특히 말레이시아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신흥국 리스크와 여건을 일반화하지 말고 리스크가 낮은 시장을 선별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브릭스 중심의 위기와 여타 신흥국의 불안한 경기 전망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해법도 제시됐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푸드트럭' 같은 영세한 경제 활성화 정책이 아닌, 특정 산업군의 전방위적인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관광·소프트웨어 등 고부가가치 사업군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다. 신흥국의 위기 상황으로 수출 시장의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시장 활성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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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포럼은 대기업 재무 및 전략 담당 임직원, 금융회사 임직원, 투자은행(IB) 업계 종사자 15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 선임연구위원(사진·아래)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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