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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용리스크 가속…국내도 악영향" [2014 더벨 재무전략 포럼]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 '수출 감소·대리투기 위험 상존"

박창현 기자/ 신수아 기자공개 2014-03-27 09:36: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6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경제가 성장 모델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신용 위기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 같은 금융 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과 부채 비율 급증 등 부실화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 악재다. 중국발(發) 불확실성은 국내 수출과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 신용리스크 부실화 속도가 문제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사진)은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4 더벨 재무전략 포럼'에서 "최근 제조업 경기 위축과 무역 지표 악화 속에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급성장에 따른 부실화 위험 징후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스템의 대표적인 취약고리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을 지목했다. 중국은 금리와 예대율 규제 영향으로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 대신 신탁과 자산관리상품(WMP) 중심의 그림자 금융이 활기를 띄고 있다. 사금융까지 포함한 그림자 금융 시장 규모는 약 47조 위안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직까지 규모는 전체 은행 자산의 30%에 불과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정 실장은 "중국 제도권 대출 성장률이 10% 수준에 불과한 반면 그림자 금융은 40%가 넘는 고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기업과 은행들까지 고수익 그림자 금융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림자 금융 재원이 과열 징후를 보이는 부동산과 과잉 설비 산업에 집중되면서 전체 경제의 부실 위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채비율 변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60% 포인트 가량 급증하며 세계 최고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기업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2007년 당시 100% 이하였던 중국 기업부채 비율은 지난해 150%까지 치솟았다.

다만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장 금융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정투자나 부동산 가격 간 장기적인 균형 관계가 유지되면서 금융위기를 억제시키고 있다"며 "다만 중국 통계의 부족과 투명성 결여, 중국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군중 행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 모델 전환 리밸런싱(rebalancing)과 그림자 금융 부실 등 중국 리스크로 인해 국내 경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내수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와 △중국 직접 투자 및 주식 투자 위험성 증가 △국내 금융 시장의 '대리 투기 시장' 변질 가능성 등이 우려되고 있다.

그는 "신탁 상품 만기가 올해 상반기 집중돼 있기 때문에 그림자 금융 부실화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 이슈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관련 리스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 발표 전문

이번 발표를 통해 중국의 신용 경색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발 리스크가 글로벌 차원에, 또한 우리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하도록 하겠다.

최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다. 무역 지표 역시 악화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겨나며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는 금융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미 중국의 단기 자금 시장은 이상 징후가 잡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위안화까지 약세를 보이며 중국 경제가 자꾸 꼬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는 성장률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중국 정부는 예상과 달리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유지하고 있다. 7%대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보지만 외부의 시각은 '신중론'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의 경기 둔화 조짐이 구조적 차원의 취약성과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상황은 정책 변화와 맥을 같이 해, 권력 교체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 지난해 10년 만에 지도부 교체를 겪으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은 데이터가 매칭이 안되는 상황이 빈번해서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개별적인 (경제 관련) 신종 이벤트들이 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하튼 2014년은 시진핑 정부는 '개혁'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의 문제 중 하나는 서브프라임 때도 제기됐던 '쉐도우 뱅킹(Shadow Banking)'이다. 모호하고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향후 유동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의 경우 현재 대량의 신탁상품이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미성숙한 금융여건이나 잉여자금 및 자금조달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쉐도우 뱅킹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아직 쉐도우 뱅킹이 전체 은행 자산의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제도권 대출은 10%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탁·WMP 등의 쉐도우 뱅킹은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과열 징후를 보이는 부동산이나 과잉 설비·고강도 경쟁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보니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중국의 신용버블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부채비율은 60% 증가하며 (150%→206%) 어느 나라보다 많이 증가했다. 물론 일본(392%)이나 미국(253%), 한국(233%)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2008년, 2009년에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했으나, 최근에는 기업부채가 부채비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중국의 신용버블을 예단하긴 힘들다. 이는 계량적인 분석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거시건정성의 척도인 '신용/GDP갭'을 기준으로 보면 일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고 어느 정도 수준을 줄곧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고정투자/GDP갭'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일정 수준의 영역을 빈번하게 벗어나고 편차가 컸을 때 이상 징후가 있다고 보지만 두 척도 모두 일정 갭을 유지하고 있어 뚜렷한 버블 징후는 없다고 보인다.

오히려 버블의 존재 여부보다도 주요 변수들의 상호작용에 따른 위기 가능성이 중요하다. '신용증가→자산가격상승→투자확대→신용증가'와 같은 사이클이 깨질 경우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우 대체로 신용, 고정투자, 부동산가격 간에 장기적으로 균형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금융 위기가 억제되고 있는 모습이다. 즉 기존의 성장 모델이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기존 성장 모델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 시스템의 안정성은 기존 성장 체제인 '신용의존형 성장'을 지속할 때만 유효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위기 이후 신용과 투자 간의 연관성이 약화되며 중국의 경제 성장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소비 주도의 모델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잠재적인 불균형의 해소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참 잘해왔다.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적이 없다. 또한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이번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다만 이러한 리벨런싱(Rebalancing) 과정에서 기존 '인정적 불균형'에서 '불안정 균형'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도 베어 스턴스 모먼트(Bear Stearns Moment)가 발생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중국의 쉐도우 뱅킹은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미국과는 다르게 일시적이고 과도기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중국의 모호하고 불투명한 데이터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즉 국지적인 금용사고가 중국 경제와 정책의 신뢰성을 실추시키면서 대형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위기는 상존한다.

이쯤에서 중국 경제가 글로벌에 미칠 영향도 궁금해진다.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신흥시장의 위기를 겪은 바 있는데, 이때도 근저에는 차이나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었다. 중국이 안전판 역할을 해왔는데, 중국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즉 글로벌 공급사슬에 문제가 생겼다. 중국은 금융보다는 실물 경제가 복잡하다. 주요국가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또한 중국은 자본 포트폴리오를 통제하고 있다. 최근 중국 개혁의 핵심은 투자/신용 위주의 불균형 성장에 따른 위험을 제거하는데 있다. 중국의 '소비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 축소가 이뤄진다면 이는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사슬과 깊은 연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신흥시장은 중국 정부가 과잉 산업 및 부실 기업 정리에 역점을 두는 상황에 취약하다. 또한 중국의 그림자 금융의 부실화로 일부 은행권의 디폴트 혹은 부실화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 은행 차입의 20%는 영국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이 경색에 들어갈 경우 영국과 같은 국가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기본적으로 자본을 통제하는 중국은 외자가 급격하게 이탈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최근 중국내 외자 유입이 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FDI거나 외화 차입 형태다. 오히려 최근 금융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중국의 해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데, 그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주로 공적 자금 위주였다면, 점차 민감 부문의 해외 투자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중국 경제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위안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정부는 추가 약세를 이끌었다. 일반적인 위안화 절상 기대와 이에 편승한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위안화 절상 기대에 기반한 파생계약 등의 위험이 곧 신용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부분 아닐까 싶다.

차이나 리스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사슬 하의 수출전진기지이자, 막대한 구매력을 지닌 최종시장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 관련 투자 익스포져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 투자시, 직접투자와 주식투자, 기타투자(대출 등) 관련 리스크에 유의해야 하며, 중국계 자금의 국내 투자의 경우 채권투자와 기타투자(차입 등) 관련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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