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호텔롯데 신주, '바이더웨이'가 가져간 까닭은? 자금여력+단순한 출자관계+합병 이슈 등 고려…"매각 계획 없어"

신수아 기자공개 2014-03-28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6일 18: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지난해 자회사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합병하며 발행한 합병신주를 편의점 계열사 '바이더웨이'가 전량 인수했다.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아 온 호텔롯데의 지분은 지배구조상 의미가 크다. 소액이지만 호텔롯데의 지분을 보유한다는 것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70여 개의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2010년 M&A를 통해 편입된 작은 편의점 계열사 '바이더웨이'가 지분 인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합병당시 호텔롯데가 발행한 합병신주는 전체의 0.55%에 해당하는 28만3050주. 바이더웨이는 지난 24일 440억 9900만원(주당가격 15만5799원)에 해당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로써 호텔롯데와 계열사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건설·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상사 간의 상호출자 관계는 모두 해소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인수해도 출자관계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고, 자금여력이 충분한 바이더웨이에서 지분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총 25개의 계열사에 직접 출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롯데알미늄·롯데정보통신·롯데리아·롯데캐피탈 등 자금여력을 갖춘 굵직한 계열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호텔롯데와 출자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호텔롯데의 지분 인수에 나설 수 없다.

호텔롯데의 계열사 투자주식은 물론, 부동산 보유량 또한 상당하다. 2013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13조 원을 상회한다. 일반적으로 주식의 가치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가 반영되는 만큼 합병신주가 0.55%로 소규모긴 하지만 지분 가치가 상당하다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합병신주는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롯데쇼핑 등이 쥐고 있어 매각시 할증률이 반영된다. 충분한 실탄이 없이는 인수에 나설 수 없다는 계산이다.

바이더웨이는 일단 이 두가지 조건을 갖췄다. 바이더웨이는 2010년 인수된 편의점사업 운영 법인으로 지분 100%를 코리아세븐이 보유하고 있어 호텔롯데와 직접적인 출자관계가 없다. 또한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2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52억 원에 이른다. 최근 기업어음(CP) 발행도 준비하고 있어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바이더웨이의 지분 매입에는 앞날을 계산한 치밀한 분석도 깔려있었다는 분석이다. 워낙 복잡한 출자구조를 갖고 있는 롯데그룹은 자회사간 합병시 의도치 않은 상호출자 관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앞서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의 합병으로 발생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이 예기치 않은 복잡한 상호출자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당시 오너까지 가세하며 실타래를 풀었던 전례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바이더웨이는 2015년 4월을 기점으로 코리아세븐과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 합병 후 바이더웨이가 보유한 호텔롯데의 지분은 코리아세븐의 품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코리아세븐의 주식은 신동빈(9.55%)와 신동주(4.1%) 등 오너가와 롯데쇼핑(51.14%)·롯데제과(16.50%)·롯데로지스틱스(13.78%)만 들고 있다. 즉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둘러싼 순환출자 고리의 생성은 피할 수 없어도, 현행법에 저촉되는 상호출자는 피할 수 있게 된다. 합병 후 추가적인 정비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바이더웨이가) 해당 신주를 현재로는 처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바이더웨이의 지분 인수는 이처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모두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애초부다 제3자 매각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을 뿐 아니라 일본계 주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비록 소액이긴 하지만, 외부의 간섭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롯데그룹 입장에서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외부에 내놓을리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상장에도 소극적인데다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외부의 입김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특히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계열사의 지분은 상장사라 할지라도 오너가와 계열사에 집중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