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후선 퇴진' 준비하나 롯데로지·롯데리아 등기임원직 사임..등기이사 계열사 8곳으로 줄어
문병선 기자공개 2014-04-10 08:21:35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9일 1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전문경영인에게 길을 터준다는 명분으로 임기가 만료된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리아의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늘 자동연장을 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임이다.본인이 물러남으로써 더 많은 경영진이 등기임원에 임명될 수 있다는 논리이지만 후선 퇴진을 하나 둘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리아의 등기임원직에서 돌연 물러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작년 10월만 해도 롯데그룹 계열사 11곳의 등기임원에 올라 있었다. 작년 10월 롯데정보통신 등기임원에서 물러났고 올해 3월 롯데로지스틱스에 이어 4월 롯데리아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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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이 등기임원에 재임 중인 롯데그룹 계열사 수는 8곳으로 줄게 됐다.
일단 등기임원 보수 공개에 부담을 느껴 물러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부터 다수의 기업 오너들은 등기임원 연봉 공개에 부담을 느껴 등기임원직에서 줄줄이 사임, 연봉공개를 피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롯데로지스틱스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무보수로 일해 왔고 롯데리아나 롯데정보통신에서도 5억원이 넘지 않는 보수를 받아왔다. 등기임원 보수공개가 그의 사임을 촉발시킨 계기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신 총괄회장의 신상 문제 때문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늘도 결재 서류를 검토하는 등 활발하게 집무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 등 모종의 자본거래를 앞두고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정보통신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이유도 롯데정보통신의 IPO를 위해서였다.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 경영투명성이 강화돼 IPO 심사에서 더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IPO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는 몇 곳 있지만 롯데리아나 롯데로지스틱스는 아니다"며 "역할이 없어진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둘째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체제가 강화돼 가는 정도에 보조를 맞춰 후선 퇴진을 하나 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한다. 롯데로지스틱스의 경우 신 총괄회장 뿐 아니라 신동빈 회장 등 가족 모두가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롯데리아의 경우 신동빈 회장은 유임됐다.
롯데정보통신 역시 신동빈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물러난 곳에 여지없이 신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지배 역할이 크지 않은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있다"며 "신 총괄회장은 지금도 모든 계열사에서 보고를 받고 있어 섣부르지만 천천히 준비하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로지스틱스 관계자는 "물류회사이다보니 일본쪽 선진물류 관련 노하우와 경험 등을 이들 이사진(신 총괄회장 일가)이 조언해 주었고 보수는 10원도 받지 않고 있었다"며 "롯데로지스틱스의 규모가 어느정도 커졌고 일본과 물류 격차도 없어지다보니 이런 조언이 필요 없어졌고 어차피 보수도 없어서 이번에 등기임원에서 모두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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