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대토신, '개발신탁 포비아' 굴레 벗을까⑪차입형 부실 '후유증' 지속... 리츠·도시정비 등 돌파구 모색
김시목 기자공개 2014-04-16 08:4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4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토지신탁(이하 대토신)은 지난 1997년 대한주택보증의 전액 출자로 설립된 이후 2001년 군인공제회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후 경쟁사 대비 오래된 업력을 바탕으로 수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부동산개발의 강점을 바탕으로 개발신탁부문에 두각을 나타냈다.하지만 부동산신탁업계는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토신 역시 지난 2011년 차입형 토지신탁 부실로 홍역을 치렀다. 이후 수익성 악화와 수탁고 감소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토신은 결국 지난 1월 신임 사장에 박성표 전 대한주택보증 사장을 앉히는 등 변화를 꾀했다. 부동산 및 금융투자 전문가인 박 사장이 과열 경쟁 체제에서 대토신을 이끌 적임자란 판단을 내린 셈이다.
◇개발신탁 부실 '후유증'…신탁·이자수익 부진
대토신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483억 원, 영업이익 220억 원, 당기순이익 15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수수료 수입을 통해 209억 원, 이자 수입을 통해 99억 원을 올렸다. 대손충당금 환입금으로는 161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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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으로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8%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90억 원) 대비 144%, 당기순이익은 전년(67억 원) 대비 133% 늘어났다.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올린 2009년의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수익의 구성을 보면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3% 하락했고, 이자 수익은 무려 41% 하락했다. 실질적으로 지난해 영업수익의 증가는 과거 적립했던 대손충당금이 대거 환입된 효과가 가장 컸다.
대토신은 2011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후유증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대토신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22억 원, 441억 원을 기록했다 강점을 보였던 차입형 토지신탁이 부실로 이어지며 대손충당금 436억 원을 쌓았던 탓이 컸다.
대토신 관계자는 "2011년 부실 사업장 손실을 대거 반영하면서 당시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당시 쌓았던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가 실적에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보수 경영 '수탁고 급감'... NCR은 업계 최고
대토신의 수탁고는 2011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다. 2011년 18조 90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10조 2000억 원, 지난해는 9조를 웃도는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수탁고가 줄어드는 현상은 대토신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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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일감 구성도 수익이 낮은 신탁사업이 주를 이룬다. 저수익 부문인 담보신탁의 비중은 2009년 49.5%를 차지하더니 2013년에는 오히려 54.4%를 기록하며 5%p 늘어났다. 반면 리스크가 따르지만 고수익을 보장하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같은 기간 약 3%p 하락하며 지난해 5.3%에 그쳤다.
이 같은 기류는 부동산신탁사의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익률 감소와 리스크 증가 탓이 크다. 대토신은 그 동안의 부실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안정적인 사업 전략에 보다 충실해왔다. 실제로 대토신은 줄어든 일감을 추가 수주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기존 사업장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대토신의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 인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009년 429% 수준이던 대토신의 NCR비율이 지난해는 무려 1976.1%를 기록하며 부동산신탁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평균(768.4%)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토신에서 진행했던 개발신탁 사업장의 손실 탓에 한동안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며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는 만큼, 강점이 있는 개발신탁 부문에서의 수주가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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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사업 안정화 주력... 리츠·도시정비사업 진출
대토신은 올해도 기존 신탁업무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전략보다는 기존 사업장들을 안정화시키고, 정리하는 유예 시간을 가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신탁에서 발생한 후유증 탓에 쉽사리 기존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 보다는 양호한 사업장으로 관리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또 새로 취임한 박 사장은 수익성 하락을 막고 일감 확보를 위해 신규 사업 추진에 나섰다. 취임사에서는 리츠(REITs), 도시정비사업으로의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과당 경쟁에 직면한 신탁업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대토신은 지난해 리츠사업을 위한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고 500억 원 이하 규모의 수도권 업무시설이나 호텔 등을 자산으로 한 리츠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시정비사업을 위한 세부 법안이 마련되는 대로 해당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대토신 관계자는 "올해 안에 리츠와 도시정비사업 진출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돼, 사업이 현실화된다면 신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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