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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대한전선 건설사업 티이씨건설, 법정관리 수순…부실 주범 낙인 '지원 끊겨'

길진홍 기자공개 2014-05-07 09:25: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2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그룹 계열인 티이씨건설이 만기 도래한 어음을 갚지 못해 최종부도를 맞았다. 자금난으로 차입금 상환 능력을 상실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 계열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은 지난 2012년 남광토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잇따른 투자 손실로 대부분 개발사업에서 철수한 가운데 티이씨건설이 그룹 내 건설사 명맥을 유지해왔으나 결국 법정관리로 내몰렸다. 대한전선은 이로써 건설사업에서 모두 손을 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은 지난 2007년 영조주택에 2000여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발판으로 부산 명지·신호지구 등 개발사업을 벌였다. 이어 트라이브랜즈를 통해 명지건설(현 티이씨건설)을 인수했다. 지난 2008년에는 남광토건 대주주인 알덱스를 인수 대주주로 올라섰다. 건설업 진출에 거침이 없었다.

개발사업 진출도 잇따랐다. 유휴부지인 안양공장과 시흥공장 개발을 추진했다. 앞서 2005년에는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 일원에 골프장과 콘도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추진하기도 했다.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인정받으면서 건설업계 큰손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처럼 건설사업과 M&A에 쏟아 부은 돈이 2조 원에 육박한다. 거침이 없어 보이던 대한전선의 행보는 2008년 금융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는다.

시장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자금 사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무리한 건설업 진출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 프리즈미안 지분법 투자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공을 들였던 무주기업도시는 백지화됐다. 이어 곳곳에서 개발사업 철수가 잇따랐다. 무주리조트, 선운산밸리, 시흥공장 부지 등의 자산도 모두 처분했다.

2009년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수습에 나섰으나 과도한 차입금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2013년 채권단 대규모 출자전환으로 경영권마저 은행 수중에 떨어졌다. 이후 채권단 주도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주인이 바뀔 운명에 처햇다.

채권단은 지난해 출자전환에 앞서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건설부문에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였다. 물적분할로 건설부문을 떼어내자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전선이 부도 위기에 몰린 티이씨건설의 자금 지원 요청을 외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티이씨건설의 경우 그룹 발주가 끊기면서 수 년째 고전 중이다. 관계사 자금대여와 충당금 설정 부담으로 해마다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 챙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룹 지원이 끊긴 티이씨건설이 법정관리를 통해 자력으로 살아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취약한 자본구조와 업황부진 등이 홀로서기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남광토건처럼 출자전환으로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고,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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