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섹터별 출자 간명화…'다핵구조' 정비된다전자·소재 등 5~6개 섹터별 지분 간소화 탄력..삼성물산 후속거래 '관심'
문병선 기자공개 2014-05-15 08:21:28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4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상에 누운 가운데 삼성그룹이 수년간 벌여온 '섹터내 출자구조 간명화'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아 진행될 전망이다. 총 5~6개 섹터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출자구조를 수직계열화 식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다핵구조(뚜렷한 핵심회사 없이 다수의 계열사가 연결)'가 정비되면 그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섹터별 홀딩스 체제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전자·소재, 에너지·화학, 금융, 건설·중공업, 호텔레저 등 여러 사업 부문을 5~6개 섹터로 나누어 섹터내 출자구조 정비 작업을 벌여나가고 있고, 앞으로 일정기간 각 섹터내 이런 지분 간소화 작업을 더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가운데 일각에서는 출자구조 간명화 작업을 뒤로 미룰 수 없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소재 부문은 제일모직과 삼성SDI가 합병키로 하면서 큰 줄기의 그림은 완성됐다.
제일모직은 그 이전 이질적 사업부문이었던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했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카드와 삼성문화재단 및 삼성복지재단 등을 통해 제일모직 지분 7.27%를 보유하고 있었을 뿐이다. 제일모직이 삼성SDI와 합병을 하게 되면 전자재료 생산업체인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산하 자회사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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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래를 계기로 삼성그룹은 전자·소재 계열사를 대부분 삼성전자 아래에 둘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SDI(19.68%), 삼성전기(22.8%), 삼성테크윈(25.46%), 삼성SDS(22.58%), 삼성디스플레이(84.78%), 삼성메디슨(68.45%) 등 전자 및 소재 관련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그룹 계열사간 계속된 일련의 지분거래는 '디비전(Division)내 출자구조 간명화'로 볼 수 있다"며 "전자, 소재, 건설, 금융 등 각 사업부문(디비전) 안에서 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고 있어 상당기간 비슷한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화학 계열은 현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내 전자·소재 계열사가 삼성전자 아래로 모이고 있다면 삼성그룹내 유화계열사는 삼성SDI 아래로 집결되고 있다. 삼성SDI는 소재 업체이면서도 LG화학과 같은 화학업체로의 도약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SDI는 이미 여러 차례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 보고서에서 "양사는 삼성SDI가 보유한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소재사업의 전문역량을 상호 활용하여 2차전지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전자재료 및 케미칼 등 다양한 소재부터 부품, 시스템까지 사업을 확대해 전자, 자동차, 전력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을 하게 되면 삼성정밀화학 지분 14.65%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회사 지분 9.08%를 갖게 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회사 지분 36.9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데,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삼성SDI(7.18%)다.
따라서 추후 에너지·화학 섹터의 출자구조가 정비되기 위해선 삼성물산과 삼성SDI간 모종의 거래가 일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업도 영위하고 있고 에너지 및 자원 사업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에너지·화학 섹터와 건설·중공업 섹터의 향방을 가를 모티브를 쥐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후 삼성물산의 행보에 재계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범삼성가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순환출자의 핵심이고 삼성그룹 사업분화의 핵심 기업"이라며 "추후 삼성그룹 자본거래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후속 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간소화 작업이 탄력을 받는다. 이미 삼성전기 등은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등 금융-비금융 출자 해소가 진행형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삼성증권은 삼성선물 지분 100%를 확보하는 자본거래 방안도 발표됐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에 대비한 수직계열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전문가는 "아마 삼성그룹 내에서 금융 부문이 가장 먼저 정비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과 출자 관계를 정비하고 있는 등 5부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김상조 교수는 "금융이 가장 빠르게 정비되는 편"이라며 "각 디비전 안에서 출자구조가 간명화되면 최종 홀딩스 체제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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