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무게중심 B2B로 옮겼다 [전자상거래 리포트]아이마켓코리아 매출비중 90% 육박…'삼성 전속' 탈피가 과제
권일운 기자공개 2014-05-20 08:17:26
이 기사는 2014년 05월 14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파크의 무게중심이 기업 대 개인(B2C)에서 기업 대 기업(B2B)으로 완전 이동했다.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합병(M&A)한 것이 계기다. B2C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인터파크는 B2B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삼성그룹은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하면서도 10%가량의 지분은 남겨놓았다.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한다는 차원이다. 덕분에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과의 거래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삼성과의 유대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아이마켓코리아에 붙은 '삼성 전속'이라는 꼬리표가 사라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 아이마켓코리아 M&A로 B2B시장 전격 진출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지난 2011년 "오픈마켓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2000년대 초반 G마켓을 설립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의 발언이라 무게감이 달랐다. 이 회장의 발언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파크는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했다.
G마켓으로 대표되는 오픈마켓은 대표적인 B2C 전자상거래 사업모델이다. 사이트 방문자가 많아질수록 트래픽이 늘고, 이 트래픽이 곧장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외국계(이베이코리아)와 대기업(SK텔레콤)과의 경쟁을 위해 광고를 늘리고, 최저가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B2B전자상거래는 B2C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824조 원인 전자상거래 시장 가운데 90%가 넘는 747조 원을 B2B가 차지했다. 성장성도 충분했다. 2001년 이후 B2B전자상거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대에 달했다.
그래서 인터파크는 B2B로 눈을 돌렸다. 실탄은 충분했다. G마켓을 매각해 수천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였다. 마침 삼성그룹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담당하는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인터파크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 함께 4219억 원을 베팅해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했다.
'밑 빠진 독'처럼 판관비를 쏟아부어야 했던 B2C와 B2B는 달랐다. 그룹 내에서 B2C전자상거래를 담당한 인터파크INT는 매출액의 30%를 판관비로 투입해야 했지만, 아이마켓코리아는 10분의 1이면 충분했다. 광고비나 판매촉진비용은 '제로'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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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2B매출 비중, 전체 그룹 매출 90%에 육박
B2B사업 진출 전인 2011년 인터파크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4287억 원에 불과했다. 2010년과 2011년 두 해 동안 기록한 적자만 312억 원에 달했다. 2009년 미국 이베이에 매각한 G마켓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사업이 없었던 탓이다.
아이마켓코리아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로 잡힌 2012년을 기점으로 인터파크는 완전 탈바꿈했다. 연간 2조 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아이마켓코리아 덕분에 인터파크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2조 488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4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인터파크그룹 내에서 아이마켓코리아가 차지하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2012년 인터파크의 연결 기준 매출에서 82.2%를 차지한 아이마켓코리아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85.2%까지 늘어났다. 올 1분기에는 87.1%까지 확대된 상태다.
반면, 인터파크의 모체이자 B2C 전자상거래를 영위하는 인터파크INT의 매출 비중은 2011년 78.1%에서 올 1분기 12.4%로 축소됐다. 인터파크INT도 매출액 자체는 2011년을 기점으로 9.7%나 성장했지만 아이마켓코리아라는 '공룡'의 등장 탓에 성장세가 희석돼 보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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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조 원 삼성에 의존...'전략고객' 확보가 과제
아직까지 인터파크의 B2B 사업은 삼성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삼성그룹은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하면서 5년 동안 매년 2조 원어치의 물량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할 수 있는 수치만 보더라도 지난해 아이마켓코리아의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거래한 비중이 63.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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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마켓코리아 입장에서는 약정 만료에 대비해야만 한다. 삼성과의 거래를 지속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데다, 거래 관계가 유지되더라도 예전과 같은 조건을 보장받을지 미지수다. 인터파크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할 당시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2010년까지만 해도 2.5%대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9%까지 하락했다는 점에서 일부 입증된다.
그래도 당분간은 삼성과 아이마켓코리아의 유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비롯해 고객사와의 전산망과의 연동 등을 고려할 때 MRO업체를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이유다.
아이마켓코리아는 탈(脫)삼성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른바 '비 삼성' 기업들을 전략고객으로 설정하고 전략고객을 확충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매일유업, 한솔테크닉스, 농심, 테스코 등의 전략고객을 신규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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