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무공모 상장요건 '충족'...현실성은 거래소 규정 개정시 무공모도 가능...자금조달 필요성 낮아
정준화 기자공개 2014-06-10 07:0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3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S의 상장 규모가 조단위 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무공모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업계에서는 보유 현금이 넉넉한 데다 현금 창출력도 뛰어난 삼성SDS가 오너 3세들의 지분율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신주 모집에 나설 이유가 적다고 보고 있다. 재무 상황이 탄탄한 계열사들 역시 굳이 구주매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요인이 적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의 상장은 자금조달 보다는 그룹 3세들의 승계 과정에서 지분 활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은 그룹 3세들의 지분가치를 공정하게 평가받고 환금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내달께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이 바뀌는 점을 활용해 무공모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규정 개정으로 무공모 상장도 가능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주식분산요건을 충족하고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의무를 부담하는 기업의 경우 상장시 의무공모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침체된 IPO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거래소의 교육지책으로 이같은 규정 개정이 이뤄지면 단 1주의 공모가 없이도 상장이 가능해진다. 시행 시기는 7월 초부터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규정 개정을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를 하면 이르면 내달께부터 주식분산요건을 갖춘 기업은 의무공모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주식분산요건은 일반주주의 소유주식수가 발행주식수의 25% 이상이거나, 공모주식수가 발행주식수의 25% 이상이거나, 예비심사신청 후 공모주식수가 발행주식수의 10% 이상이고 그 주식수가 시총 또는 자기자본의 일정비율 이상이어야 한다.
삼성SDS는 일반주주 비중이 33.4%로 주식분산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는데다 사업보고서도 매년 금융감독원에 공시하고 있다.
◇신주모집·구주매출 니즈 '적어'
그렇다면 삼성SDS가 규정 개정을 활용해 무공모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단 삼성SDS의 경우 현금이 넉넉하고 현금창출력도 뛰어나 신주모집의 니즈가 크지 않다. 투자여력을 대변하는 삼성SDS의 에비타(EBITDA) 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8692억 원(연결)으로 자본적 지출 3773억 원의 2.3배에 해당한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5123억 원에 달하며, 연간 가용 현금도 최소 1조5000억 원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관사 숏리스트에 선정된 국내외 IB들은 대부분 신주 모집보다는 구주 매출에 무게를 싣고 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S가 상장의 목적을 '글로벌 ICT 기업으로의 도약'으로 내세운만큼 신주 모집이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 제안서를 제출한 IB들은 구주 매출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일부(약 20% 안팎) 신주 모집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구주 매출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또한 신주 모집 없이 구주 매출로 공모구조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외 다수 외국계 IB들도 구주 매출 방안만 제안한 곳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구주 매출에 나설 만한 곳 또한 마땅치 않다. 삼성SDS의 주요 주주로는 삼성전자(22.58%)와 삼성물산(17.08%), 삼성전기(7.88%)가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3.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3세들은 구주 매출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룹 상속자가 상장 과정에서 지분을 팔고 떠나는 것은 에퀴티 마케팅에 부정적인데다 삼성SDS 지분을 승계 과정에서 활용하더라도 상장 후 가치를 높여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SDS의 최대주주로서 지분율 변화를 주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IB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신주 모집이나 구주매출을 위한 상장이라기 보다는 오너 3세들이 승계 과정에서 주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아예 공모를 하지 않고 상장을 통해 적절한 밸류에이션만 평가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무공모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공모규모 축소 가능성 존재
다만 다수 IB 관계자들은 삼성SDS가 실제로 무공모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수요예측 과정 없이 무공모 상장을 진행할 경우 순자산가액(총자산가액-총부채액)에 따라 시초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시초가가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말 기준 삼성SDS의 순자산가액은 3조 8833억 원으로 4조 원에도 못 미친다. 삼성SDS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적어도 10조 원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무공모의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이번에 삼성SDS 주관사 선정전에 참여한 주관사 후보들은 15조~16조 원대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시 총 주식수의 5% 이상을 공모해야 하는 의무도 사라져 공모규모가 대폭 줄어들 개연성은 높다. 해외 물류사업 확대에 따른 투자금 조달을 위한 신주 모집과 일부 계열사의 구주 매출 등 최소한으로 공모 규모를 맞출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무공모 상장에 나설 경우 가격이 너무 낮게 설정될 수 있어 최소한의 형식적인 공모에만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삼성물산이나 삼성전기가 일부 구주 매출에 나서되 총주식수의 5% 이하로 공모를 하게 되면 조 단위로 예상되던 공모규모가 5000억 원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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