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日히타치 합작 "결과는 신통찮네" IT서비스·ODD·수처리 등 대부분 사업, 적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4-06-23 08:1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8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일본 히타치가 여러 분야에서 합작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템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데다 수익성이 저조한 분야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그나마 LG전자와 히타치가 합작한 수처리 사업은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캡티브 마켓(그룹 내부시장)을 기반으로 자생력을 확보한 뒤 비(非) 계열사 매출 비중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전자와 히타치가 설립한 국내 합작 법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은 1986년 출범한 LG히다찌다. LG히다찌는 IT서비스와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히타치가 51%, ㈜LG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출범 초기에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LG히다찌 지분을 출자했지만, LG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LG로 지분이 넘어갔다.
2013년부터 3월 결산 법인으로 전환한 LG히다찌의 매출액은 연간 800억~900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983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의 실적을 냈다.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체들이 계열사 일감을 대거 수주하며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IT업계 관계자는 "LG히다찌의 주력 사업이었던 네트워크 서버 등 하드웨어 부문의 경우 업황이 정체돼 있는 데다, 히타치에서 공급 받는 제품이나 솔루션의 비중이 커 원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여기에 LG그룹의 LG CNS나 서브원 등과 사업 영역이 중첩돼 있어 캡티브 마켓에서의 수주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규모 사업정리를 단행한 ODD(광학드라이브) 부문에서도 계속 고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히타치와 49대 51로 합작 설립한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HLDS)에 ODD 부문을 양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로 450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ODD 시장 자체는 쇠퇴기에 돌입했지만, '잔존자의 이익'은 극대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신규 투자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HLDS의 실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HLDS의 당기순손실은 2012년 173억 원에서 지난해 243억 원으로 늘어났다. HLDS의 100% 자회사로 국내에 HLDS 제품을 판매하는 히타치LG데이터스코리지코리아는 LG전자의 ODD 부문이 더해진 덕분에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가량 많은 1조 251억 원을 기록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LG전자와 히타치가 51대 49로 합작 설립한 수처리 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은 출범 2년째인 지난해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5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트론 등 계열사향(向) 매출이 82.6%를 차지했다. 계열사 매출 기여도는 2012년 56.3%에서 26.2%포인트나 높아졌다.
수처리 사업 역시 아직 태동기인 탓에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에는 47억 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가 50억 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원가율이 95.6%에서 96.4%로 오히려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 않아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히타치워터솔루션이 캡티브 마켓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뒤 국내외 대형 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단 초창기에는 손익을 떠나 여러 종류의 일감을 최대한 많이 처리해 본다는 게 LG히타치워터솔루션의 전략인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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