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매출 남양유업 '추월'…순위변동 본격화되나 남양유업 '갑을 논란' 후유증 계속...상반된 다각화 전략
신수아 기자공개 2014-06-24 08:16: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0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업계 맞수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매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출면에서 한발짝 앞서나가던 남양유업이 지난해 발생한 '갑을 논란'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주춤했다. 이 틈을 타 선전한 매일유업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개별 매출 기준 남양유업을 넘어섰다. 꾸준히 사업다각화에 나섰던 매일유업이 지난해 이미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남양유업을 넘어섰던 터라, 유업계의 순위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 2916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은 개별기준 매출 2812억 원을 올려 매출면에서 매일유업에 뒤쳐지게 됐다.
수익성면에서도 남양유업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남양유업은 1분기 개별기준 영업손실 98억 원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분유와 우유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다소 부진하며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젖소농가의 수익성이 좋아지며 생산량이 늘어났고 이를 남양유업이 일괄 매입하며 (원유 구매가 늘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기준 매출액으로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남양유업은 그간 유업계 2위(매출기준 1위는 서울우유)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남양유업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유업계의 본격적인 순위 변동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분유 분야에서 매출 부진이 심한 모습을 볼 때 지난해 불거진 갑을논란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그간 1등 제품이 없었던 매일유업은 경쟁사의 위기가 호재로 작용하며 점차 시장의 상위 지위를 다져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매일유업은 연결기준 매출로 이미 지난해 남양유업을 넘어섰다. 2013년 말 기준 매일유업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644억 원으로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 1조2299억 원을 기록한 남양유업을 훌쩍 앞지른 바 있다.
2012년만 해도 남양유업은 연결기준 매출 1조3650억 원을 기록하며 연결기준 매출 1조823억 원을 기록한 매일유업을 거뜬하게 넘어섰었다. 채 1년만에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양사의 순위 변동은 다양한 요인이 유기적으로 작용했다. 주력 사업인 우유·분유·유제품 등의 흥행도 일부 영향을 미쳤으나 엇갈린 사업 다각화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우유를 기반으로 커피 사업을 통해 수직적 사업다각화에 나섰다면 매일유업은 와인사업·외식업·아동복 사업 등 수평적으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다각화를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일은 초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 데 유의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아동복 사업체 '제로투세븐'은 600억 원의 분기매출을 올리는 효자 자회사로 꼽힌다. 매일유업은 제로투세븐의 지분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크리스탈제이드·엠즈푸드 등 일부 외식계열사가 사업 확장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매출면에서는 연간 수백억 원을 올리며 점차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유·분유 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중국시장으로 우유 수출길도 막혀 유업계가 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각화된 사업군이 안정을 찾는 다면 정체기에 접어든 주력 사업을 만회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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