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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오너2세 김상훈 사장, '경영보폭' 넓히나 실적 개선 견인...ERP사업 직접 나서기도

김선규 기자공개 2014-06-25 08:1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3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이 전사자원관리(ERP) 개발업체인 부광C&C 설립을 직접 이끄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후 부광약품 내에서 입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부광약품은 부광C&C를 설립하고 제약업계 중심으로 ERP 구축과 업무관리시스템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부광C&C는 부광약품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김 사장이 직접 회사를 이끌며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내에서도 보수적인 경영체제를 유지해온 부광약품이 이례적으로 자회사를 설립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부광약품 내에서 김 사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것"이라며 "보광C&C가 일정수준 이상의 성과를 낼 경우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 체제 이후 부광약품의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김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08억, 23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1%나 줄어들었다. 김 사장은 2004년 부광약품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오긴 했지만, 오너경영체제로 회사를 재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처럼 보였다.

그간 부광약품은 공동 창업자인 김동연 회장과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인 정창수 부회장, 그리고 전문 경영인인 이성구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2006년 김 명예회장이 작고한 이후 김 회장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김 회장의 아들인 김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체제에서 벗어나 오너 2세 경영체제를 출범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전문경영인 체제에만 익숙했던 내부 조직을 오너경영 체제로 탈바꿈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크게 개선되면서 김 사장 체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내실 위주의 경영을 강행한 덕분에 외형은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률은 17% 수준으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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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관계자는 "김 사장 취임 이후 부광약품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유통재고 조정과 불필요한 판관비를 절감해 제품 마진율이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다.

특히 김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도입 정책이 판관비 절감에 일조했다. 지난해 김 사장은 8개월 동안 전산팀과 함께 자체 EPR을 개발해 10억 원의 관리비를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EPR사업 진출은 내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화하겠다는 김 사장 사업 계획을 부광약품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이 ERP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김 사장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광약품은 그 동안 주력 제품의 약가인하로 매출에 타격을 입자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어 막막했던 상황이었다.

시장에서는 부광약품의 ERP시장 진출에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ERP시장은 이미 오라클부터 국내 기업인 영림원소프트랩, 더존비즈온까지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광약품이 만든 ERP가 다른 ERP 솔루션과 달리 컨설팅, 분석, 설계, 구현 단계에서 제약회사에 더욱 적합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지만, 마케팅 영업능력에서 경쟁력이 뒤쳐져 시장 안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RP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인 SAP, 오라클, MS 등은 대기업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중소기업까지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ERP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커 부광약품이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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