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일본 대주주 현황 공시 '미적미적' 5월 분기검토보고서에 2012년 현황 그대로..금감원, 소명 요구
문병선 기자공개 2014-06-26 15:34:56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일본 최대주주 현황 업데이트가 더디다. 롯데그룹 내 공시 담당 부서의 미숙한 업무처리 때문이라는 해석부터 일본롯데와 한국롯데간 빈약한 정보교류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올해 3월 말 기준 분기검토보고서의 '주주에 관한 사항'란에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개요 및 재무현황을 2012년 회계연도 자료를 기재하고 있다.
분기검토보고서는 감사보고서는 아니지만 매분기 기업의 변화를 외부에 투명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금감원도 가장 최근의 현황을 반영해 공시토록하고 있고, 부족해보이면 정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경쟁사인 호텔신라가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재무적 변화 현황을 매분기 반영해 적시에 업데이트하고 있는 사례와도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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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까지 호텔롯데는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 그리고 증권신고서 등의 '주주에 관한 사항'란에 늘 대주주들의 지분 현황만을 공시했을 뿐 최대주주를 알 수 있는 객관적 지표들을 기재하지 않아 왔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금감원 공시시스템을 통해 모든 최대주주 현황을 간략하게라도 공시한다. 삼성물산의 경우 최대주주인 삼성SDI가 어떤 업종의 기업인지, 연결 기준 최근 재무는 어떤지, 등기임원은 누구인지 등을 소개한다. 최대주주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만큼 경영활동의 중요한 변수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당시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고 수일 뒤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재무 및 기업 현황을 간략하나마 처음 공개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6개월여가 지난 최근 호텔롯데는 다시 최대주주 현황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비상장사이고 3월 결산법인이라 하더라도 호텔롯데가 올해 1분기 검토보고서를 공시(5월 중순)할 때 쯤이면 롯데홀딩스의 2013년 회계연도 결산결과가 나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호텔롯데는 2012년 결산자료로 그 현황을 대체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통상 국내에서는 회계연도가 끝나면 1년치 결산결과가 나오기까지 90일 가량이 소요되는 반면 분기검토보고서는 45일가량 소요된다"며 "올해 5월 중순 시점에서는 아직 일본 롯데홀딩스의 결산이 끝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호텔롯데의 분기검토보고서는 5월 중순 공시해야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의 2013년도 감사보고서는 6월 말에나 확정되기 때문에 확정된 결산 결과가 없는 등 시차가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일본 롯데홀딩스의 결산기일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관습적으로 지난해 보고서 기재 내용을 올해도 똑같이 기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일본 롯데홀딩스의 결산이 언제 확정되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결산 결과가 언제 확정되는지 알고 있는 임직원이 호텔롯데 내부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그 이전에는 한번도 알아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그룹간 실무진 선에서 교류가 많지 않고 특히 일본 롯데그룹은 왜 자신들의 현황을 한국 금감원에 공시해야 하는 지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정보교류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롯데그룹에서는 내부적으로 공시 관련 교육과 업무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조그만 사안이라도 외부 지적이 계속되어야 내부 관행이 고쳐질 것"이라며 "최근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공시 관련 철저한 업무를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 금감원은 호텔롯데 측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현황 변화 여부와 호텔롯데의 분기검토보고서 반영 여부 등에 대해 소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다. 부산롯데호텔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배구조상 최상위 기업이어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재무 변화 여부는 한국롯데그룹의 경영상황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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