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당분간 지속, 내년부터 안정" [2014 더벨 경영전략 포럼]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 "테이퍼링 영향, 강세 후 하락"
김장환 기자/ 강철 기자공개 2014-06-26 16:02: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5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지속되고 있는 달러/원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추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말 미국 테이퍼링 종료에 따라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여지가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글로벌 통화 전망을 볼 때 원화가치는 내년까지 점진적 강세 후 안정화로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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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테이퍼링 종료 이후 강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대차대조표(B/S) 축소를 분리하고, 금리조정에 초점을 맞춘 출구전략 '넥스트 스텝'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인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신 운영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향후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다만 어떤 후속책을 내놓더라도 미국의 재정 취약성과 고용 부진 등 달러 강세를 압도하는 요인이 상존한다. 특히 미국의 재정부진 심화와 고용 불안의 장기화는 달러 강세 여지를 제한적으로 만들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테이퍼링 이후 고용 부양에 역점을 둔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은 달러의 강세를 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장 실장은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원화 강세 요인이다. 글로벌 통화 전망 역시 지속적인 원화의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 장기화로 엔저(低)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하지만 장 연구실장은 과거 과도했던 엔고(高)의 되돌림이자 '적정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장 실장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가 퇴조했고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대책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엔화의 추가 약세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경기 저점을 통과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그 여력 역시 제한적이란 해석이다. 최근 유로존 경기는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통합재건 및 경기회복 향방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장 실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등 추가 통화부양책 기대감은 크지만 실효성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경기회복 불확실성은 유로 반등 여력을 제한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뒤로 하고 장 실장은 달러/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근 환율 하락 과정에서 바닥 확인심리 등에 따른 통화 쏠림 징후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1월경 테이퍼링 이후 연준발 대외 불확실성과 정부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에 따라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 이후 후속책, 엔화와 유로화의 낮은 변동 가능성 등을 볼 때 환율이 오르더라도 일시적 반등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외화 차입 기조가 채권 위주 조달 전략으로 포트폴리오가 이뤄지면서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향후 원화 안정화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 대한 글로벌 신임도가 커지면서 신흥시장의 중앙은행 등을 중심으로 국내 채권을 크게 늘리는 모습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이처럼 양호한 외환수급을 기반으로 점진적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게 될 것이란 평가다. 장 실장은 "대외수지 균형에 초점을 맞춘 균형환율(FEER) 분석 적정 환율은 1000원~1010원대로 추정된다"며 "정부의 조정 개입이 없다면 내년에도 점진적 하향 추세를 보이다가 900원 선에서 안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 발표 전문
2005년 이후로 위안화가 계속 강세를 보였다. 최근에 떨어지고는 있으나 추세적으로 일관적인 강세가 이어졌다. 엔화는 등락을 거듭했다. 유로화 등 다른 통화들은 꾸준한 약세를 보였다. 원화는 2006년~2007년 강세를 보이다가 금융위기 이후 약세로 돌아선 후 현재 회복되고 있다.
환율은 각 정부의 주권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정부는 환율 안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환율이 형성되는 배후에는 정치적인 논리나 행보가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정부가 환율을 관리한다. 정부의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일본도 정부의 입김이 환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유로화도 각종 정책이 중요한 변수다. 그래서 환율은 경제논리 뿐이 아닌 정치적 변수 등을 아울러서 봐야 한다.
미국은 고용부양에 역점을 둔다. 장기 실업에 따른 불안정성은 항상 정책적 화두에 오른다. 고용부양에 관심이 많으면 달러는 약세로 흐른다. 달러 약세는 수출의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는 약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달러가 급락하게 되면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조정을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정부는 달러의 점진적인 약세를 선호할 것이다.
일본은 엔화의 약세를 용인했다. 디플레이션 탈피에 역점을 두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이다. 일본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엔화가 너무 약세를 보이면 곤란하다. 현재 일본 경기를 감안할 때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히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S&P500 지수 옵션과 관련해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 지수를 말한다. VIX가 오르면 시장이 불안하다는 의미다. 외환시장은 CVIX다. 6개 주요 통화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지수화한 것이다. 최근에 보면 대체로 VIX와 CVIX가 같이 간다. 그런데 2012~2013년에 CVIX가 더 떨어졌다. 환율전쟁이 있었다.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지속하니까 국제 사회에서 "일본 혼자 잘살려고 한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다. CVIX가 떨어진다는 건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어떤 변수를 착각하거나 놓치고 있을 수도 있다.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 VIX 하락에 대한 논란이 많다. 최근에 VIX가 떨어지면서 시장이 너무 위험을 고려하지 않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향후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환율은 크게 안 움직인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하루에 1~2원 움직인다. 금융위기 때는 하루에 100원씩 움직였다. 원달러 뿐만 아니라 다른 환율도 변동폭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앞으로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다. 현제 세계 경제는 안정 추세다. 시스템적인 위기는 해소됐다. 위기 지표도 안정됐다. 그런데 실물 경제는 또렷하지 않다. 돈을 많이 풀었는데 이 돈이 설비 투자가 아닌 금융시장으로 흐른 것으로 추정된다. 굉장히 어색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VIX가 하락하는 관점에서 보기에 불길한 징조다.
달러의 강세가 테마인 시절이 있었다. 달러를 회수하는 출구전략이 이뤄질 거란 예상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안되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이 출구전략을 쉽게 가져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준이 시행했던 양적완화 정책 등이 제대로 정리되는 케이스를 본 적이 없다. 방향성이 없고, 명확한 답도 없다. 달러 강세론자들의 달러가 사이클이 있고, 2002년 이후 10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올라갈 때가 됐다고 주장하는데 설득력이 부족하다. 달러는 리스크가 있다. 결론적으로 '출구전략 = 달러 강세'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일시적으로는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에는 달러 약세가 올 것으로 본다. 10월~11월이면 테이퍼링이 끝난다. 연준이 자산을 늘리는 속도를 줄여나갈 것이다. 출구 전략을 성급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10월 전후해서 시장 민감성이 확대되면서 달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다.
엔화의 약세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 일본 경기가 최악인데 엔화가 강세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나 100엔대에서 추가 약세 여력은 제한적이다. 엔저의 자체 동력은 크지 않고, 일방적인 엔저에 따른 대외 갈등 소지도 있다. 현재 엔화 환율은 장기적으로 보면 더 오르는 것은 무리다. 경상수지 기준으로 100엔 전후가 적정하다. 일본 정부는 연말에 추가 부양책을 낼 것이다. 따라서 엔저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도 반영해야 한다. 연말 엔달러 환율은 105~107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경제의 체질전환 과정에서 위안화의 절상은 불가피했다. 중국의 대외 경제 위상에 부합하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시장에서 위안화가 오를 수 있는 통화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과거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강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 위안화 강세가 되면 중국 정부에서 자본을 통제했다. 허락받은 몇몇만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꼼수가 발생했다. 홍콩 등을 활용해 거짓으로 수출입을 일으킨 후 그 돈으로 중국 통화에 투자했다. 이같은 그림자 금융의 철폐는 중국 정부의 과제다. 따라서 중국에서 위안화를 약세로 돌릴 수도 있다. 위안화가 약세가 되면 투기 자금이 많이 위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관리변동 환율제다. 위안화의 변동성을 키우려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위안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 위안화 거래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 1600원까지 갔다. 당시에는 외부 충격이 왔을 때 정부가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이 안정됐다. 충격의 고리가 많이 깨졌다. 2008년 말 금융귀기 당시에 우리나라 전체 차입금이 많이 줄었다. 유럽계 자금 위주로 500억 달러 이상의 외화 차입금이 집중적으로 유출된 탓이다. 달러가 씨가 마르면서 환율이 폭등했다. 반면 채권은 많이 들어왔는데, 이 돈의 절반이 외국 중앙은행 돈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우리나라 채권을 1조 원 샀다. 우리나라 시장을 안정적으로 봤다는 증거다. 중앙은행 자금은 빨리 안 움직인다. 안정성을 중시한다. 시스템적으로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건전성은 많이 좋아졌다.
우리나라의 내실이 많이 좋아졌다. 대외 신인도 등이 좋아졌다. 이것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예전과 달리 원달러 환율이 외부 충격에 둔감하다. 상대적으로 안전 통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성장통화는 아니다. 과거와 다르게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외국 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예민하게 움직이던 시절은 지났다.
원달러 환율은 양호한 외환수급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1010원은 적정하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에 실질시장 흐름을 보면, VIX가 떨어진 것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원화에 대한 낙관론이 너무 크다는 의미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오를 여지가 있다. 과거의 기억을 돌아보면 정부가 환율에 개입치 않으면 원달러 환율이 1000~1050원 내외에서 형성됐다. 외환시장은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다. 1000~1050원이 적정하다. 현재의 1010원대의 환율은 저평가 된 것이 아니다. 당분간 1000원~1060원을 유지하다가 내년에는 900원 대로 떨어질 것이다.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다. 조정을 거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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