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알미늄, 최대주주 현황서 '일본주주' 쏙 뺐다 L제2투자회사·광윤사 최대주주 불구 누락..금감원, 실태파악 나서
문병선 기자공개 2014-06-27 09:39:28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6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제2투자회사 34.92%, 광윤사 22.84%, 호텔롯데 12.99%'.롯데알미늄의 주주 현황이다. 누가 봐도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L제2투자회사다. 하지만 롯데알미늄은 지난 수년간 최대주주가 '호텔롯데'라고 공시해 왔다. L제2투자회사와 광윤사는 한국은 물론 일본 롯데그룹의 모든 계열사 중 최상단에 위치한 사실상의 최상위 지배기업이다. 단순투자 목적의 기관 투자가가 아닌, 경영참여 목적의 지배기업임에도 최대주주가 아니라고 국내 감독당국에 보고를 해 왔던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사실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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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알미늄이 금감원에 보고한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분기·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L제2투자회사(34.92%), 광윤사(22.84%), 호텔롯데(12.99%), 롯데쇼핑(12.05%), 롯데케미칼(8.13%), 부산롯데호텔(3.89%), 대홍기획(3.08%), 롯데리아(1.99%), 신영자(0.13%) 등을 주주로 두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같은 보고서에서 이런 주주현황을 무시하고 최대주주를 '호텔롯데 등 한국의 특수관계인'이라고 밝혀 왔다. 당연히 최대주주가 어떤 회사인지 그 현황 설명에서도 한국 계열사의 현황만을 간략하게 보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 관계자는 "금감원과 공정위에 호텔롯데 등 한국계열사를 한 묶음으로 최대주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지난해 질의회신을 했고 괜찮다는 답변을 들어 공시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9조에 따르면 '최대주주'란 '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본인 및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가 있는 자(특수관계인)가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자기의 계산으로 소유하는 주식을 합하여 그 수가 가장 많은 경우 그 본인'을 지칭한다. 어디에도 '최대주주'를 여러 계열사의 묶음으로 봐도 좋다는 규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만일 L제2투자회사나 광윤사가 단순 투자 목적의 기관투자가라면 법적 최대주주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 현황을 보면 이들 회사가 롯데그룹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최상위 지배회사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우선 L제2투자회사는 롯데그룹의 경영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호텔롯데의 지분 3.32% 등을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롯데는 일본 대주주들의 출자를 받아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다만 L제2투자회사가 기관투자가인지, 일본 롯데그룹 소속 계열사인지, 아니면 롯데그룹 신씨 일가 소유인지 확실치는 않다. 하지만 여러 자료와 일본 소식통들에 따르면 L제2투자회사는 한·일 롯데그룹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특수관계인'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제2투자회사가 롯데알미늄의 법적 최대주주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최대주주는 호텔롯데가 아닌 광윤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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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윤사는 그야말로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는 최상위 지배회사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주요 계열사를 지배할 뿐 아니라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를 경유해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를 지배한다. 광윤사의 대표이사는 현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알미늄이 법적 최대주주를 호텔롯데라고 공시한 이유는 일본 대주주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롯데그룹 문화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L제2투자회사나 광윤사는 롯데그룹이 극도로 외부에 드러내기 싫어하는, 베일에 가려진 일본 법인이다. L제2투자회사 또는 광윤사를 법적 최대주주로 공시하게 되면 이들 회사의 재무현황이나 등기임원 등을 공시해야 하는데, 이를 드러내는 걸 꺼려해 아예 최대주주를 호텔롯데로 공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서야 드러나고 있으나 과거에는 이런 회사가 롯데그룹 대주주라는 사실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국민정서 때문에 일본에 뿌리를 둔 그룹이라는 점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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