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엠텍, 도시광산업 매각 가능할까 수년간 적자행진, 자본잠식에 업황 부진까지…청산 가능성 부각
김장환 기자/ 강철 기자공개 2014-07-11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0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엠텍이 도시광산사업의 정리 작업에 들어가면서 과연 매각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2010년 인수 후 대규모 손실을 지속해왔던 탓에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부문의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엠텍은 최근 도시광산사업의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밝힌 사안으로 이경목 포스코엠텍 사장이 모든 매각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광산사업은 버려진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서 가치 있는 금속을 뽑아내는 리사이클링(Recycling) 분야다. 기존 영세한 사업자들이 영위해왔던 분야지만 2000년대 들어 환경 관련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 등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뤄졌다.
포스코엠텍이 도시광산업 진출을 선택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그 해 희유금속 고순도화업체인 나인디지트, 이듬해에는 자원수거업체 리코금속을 총 180억 원에 인수하며 '도시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2013년 흡수합병을 통해 도시광산 사업부로 변모시키며 관련 계획안을 실천해왔다.
하지만 포스코엠텍의 기대는 시작부터 틀어졌다. 도시광산사업 자체가 매출은 큰데 반해 이익은 초라했기 때문이다. 실제 외형만 크고 수익성 기여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이들 기업의 인수 전후 실적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포스코엠텍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025억 원으로 리코금속과 나인디지트 인수 전인 2009년(3033억 원) 보다 세 배 가량 늘었다. 매출 증대 기여도는 이들 도시광산사업체가 가장 컸다. 지난해 해당 사업부가 기록한 매출은 2069억 원으로 총액의 23%대에 달한다.
정작 영업이익은 그 사이 마이너스 12억 원대 적자로 돌아섰다. 도시광산사업이 96억 원대 손실을 기록하며 철강제품 포장, 설비 판매 등 기존 사업부에서 벌어들인 수익(92억 원)을 모두 깎아내린 영향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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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도시광산 부문은 업황 자체도 장기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많다. 국내에서 관련 시장의 선두주자는 LS니꼬동제련이다. 이미 2008년부터 규모를 크게 키워 국내 1위권 도시광산사업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 등 개인사업자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을 제대로 된 사업성 평가도 없이 뒤늦게 뛰어들었던 셈이다.
이처럼 수익성과 업황 등을 볼 때 도시광산사업 매각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만 잔뜩 짊어지고 있는 곳을 가져갈 만한 업체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포스코가 지속적으로 이를 끌고 가기도 어렵다. 때문에 도시광산 부문은 청산을 선택할 여지가 높다는 해석이다.
만약 청산에 들어가게 되면 포스코엠텍이 입게 될 손해는 이만 저만이 아니다. 리코금속의 경우 사업부로 흡수되기 전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마이너스 47억 원대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곳이다. 나인디지트는 부채비율이 493.2%에 달했다. 흡수된 이후로도 지속적인 순손실을 냈다는 점에서 현재 해당 사업부의 자본잠식은 진행형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산에 들어가 자산을 다 팔아도 부채 해소에 추가적인 자금이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해당 사업부에서 탈세 혐의가 적발돼 국세청으로부터 대규모 추징금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중부지방국세청은 특별 세무조사를 거쳐 434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했다. 자기자본(1592억 원) 대비 27.31%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1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유령회사와 구리 거래 장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벌인 혐의다.
이를 보면 포스코엠텍은 도시광산사업부의 청산을 선택하게 될 경우 인수가(180억 원), 추징금(434억 원), 누적손실(100억 원) 등을 합쳐 700억~8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엄청난 수준의 손실만 짊어지는 위기를 스스로 부른 셈이다.
한편 포스코엠텍은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령회사라고 지목된 곳이 거래 후 폐업이 된 것이며 실제로는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이 맞더라도 올해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하게 됐다. 국세청 불복절차는 세금을 기납부한 후 진행이 이뤄진다. 아울러 길게는 2년이 넘게 불복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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