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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印尼 진출 잠정 중단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요란한 검토 후 사실상 뒤로 미뤄 '용두사미'…롯데마트 숍인숍 진출 매진

문병선 기자공개 2014-07-14 08:22:37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1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수많은 해외사업을 검토하지만 모두 현실화되는 건 아니다. 검토 과정에서 접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전향적으로 검토했다가 현실 접목 단계에서 고사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롯데하이마트의 인도네시아 진출 사례는 검토 단계에서 다른 현안에 밀려 사실상 중단된 사례에 해당한다. 이를 보면 왜 전자양판점의 해외 진출이 힘든 지, 해외 유명 전자양판점이 대부분 자국 내에 머물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전자양판점 1위 롯데하이마트가 최초로 해외 진출을 검토한 건 2011년 말이다. 하이마트(현 롯데마트)가 2011년 11월10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하이마트는 2015년까지 국내 점포 수를 367개로 늘리고 인도네시아 점포를 50개로 늘릴 계획을 잡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당시 최대주주였던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하이마트 공동 대표에 취임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 회장의 공동 대표 취임은 그 이후 또 다른 주주였던 선종구 당시 하이마트 회장과 다툼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으나 '하이마트의 해외 진출'이라는 총론에서만큼은 두 회장 사이에 큰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며 한 회의 석상에서 언성을 높였다는 전언은 있으나 유 회장 만큼이나 선 회장 역시 해외 진출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었다.

하이마트가 굳이 난관이 많아 보이는 해외에 진출하려 했던 까닭은 전자양판 사업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의 가전제품 유통업체 가운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도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의 오프라인 가전양판점인 라디오쉑은 올해 초 4억 달러의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1100여개 매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서킷시티는 2009년 파산했고 컴프USA 등도 줄도산했다.

물론 국내 전자양판업계 상황은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시 외곽에 매장이 위치했던 미국 업체와 달리 하이마트는 시내 곳곳에 매장이 위치해 있고 제품의 배송시스템이나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며 "국내에서는 충분히 오래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말한다.

롯데하이마트 분기 영업이익률 추이

하지만 전자양판사업의 성장률과 수익성은 과거 급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액은 수년간 3조 원대에 머물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47%를 기록, 창사이래 가장 낮은 분기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유 회장이나 선 회장 모두 이런 영업환경을 예상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으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에 피인수된 이후 이런 전략은 먹히지 않게 됐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롯데마트내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데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년간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의 매장이 급속히 증가하며 전체 롯데하이마트 매장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395개로 늘었다. 새로운 주인 롯데 입장에서는 롯데마트를 활용해 매장을 늘리고 매출을 늘리는 데 롯데하이마트 성장의 답이 있다고 여긴 듯하다.

특히 전자양판사업은 전자제품 제조업체와의 구매 협상력이 핵심인데, 갓 진출한 해외업체가 텃새를 뚫고 해외에서 바잉파워를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내 가전제품을 해외로 들고 나갈 수는 없다. 비용 과다로 배보다 배꼽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롯데의 이런 전략이 정답일 지, 어렵더라도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한 유 회장이나 선 회장의 판단이 정답일 지 아무도 모른다. 롯데하이마트 다른 관계자는 "해외 진출 계획을 접은 건 아니다"며 "당분간 국내 문제에 집중하고 해외 진출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 두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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