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반도체 신화' 이번엔 '바이오'에서 움튼다 [송도 바이오센터를 가다]삼성바이오로직스①
송도(인천)=장소희 기자공개 2014-07-24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1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은 광활하게만 느껴지는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도 삼성 바이오 캠퍼스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생산 공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건물이 깔끔하면서도 높고 웅장하다. 압도적인 규모의 생산공장만 봐도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에 대해 얼마나 기대감이 높은지 알 수 있을 정도다.송도에 모여있는 다른 바이오기업들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가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것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자금 지원을 든든하게 받으며 사업 추진에 힘을 받고 있다. 위탁생산(CMO)으로 이제 막 발걸음을 뗐지만 반도체 신화를 만든 삼성그룹의 저력이 다시금 발휘될 수 있을지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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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수준 인력·생산설비...글로벌 탑티어 바이오사 CMO 수주로 이어져
캠퍼스 내부로 들어서면 영어로 인사를 건내는 이들이 눈에 띈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에 대거 합류한 외국의 전문 인력들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삼성의 이름을 달고 탄생할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을 위해 이곳에 모였다.
생산 준비를 완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공장은 일부 홍보관을 제외하고는 모든 생산시설을 공개하지 않는다. 바이오 의약품은 혈액 등에 직접 투여하는 제품이다 보니 생산공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오염을 최소화 하는 데 무엇보다 신경쓰기 때문이다.
1공장 바로 옆 1만8000평 규모 부지에는 2공장이 준공이 한창인데, 내년 초 이 공장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수주받은 물량 생산에 들어간다. 공사 중인 2공장 맞은편에는 증설을 위한 부지 4만2000평이 또 마련돼있다. 이 부지에 향후 3~5공장까지 증설이 이뤄질 경우, 말 그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버금가는 바이오 캠퍼스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을 앞둔 제품들은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수주받은 생산대행 물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각각 BMS, 로슈와 CMO 계약을 맺었고 2공장이 완공되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로슈, BMS의 물량을 생산함으로써 생산 경험치를 쌓을 수 있고 선진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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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하게 추진되는 삼성그룹 신수종사업 '바이오'...제2의 반도체 신화 '기대감'
바이오사업을 추진하는 삼성그룹의 모습은 40여 년 전 반도체사업을 추진하던 때와 상당부분 닮았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발 빠르게 파악하고 집중할 사업군을 선정, 전방위적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시장이 검증되지 않은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삼성이 하면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접근한 것도 사업 추진에 좋은 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반도체사업을 시작할 때가 그랬다. 삼성그룹은 미국, 일본보다 27년이나 늦게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반도체가 미래 핵심 사업이라고 판단,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1974년 파산 직전에 있었던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사업 스타트라인을 끊은 삼성은 이후 기흥공장을 세계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만들며 선두 자리에 섰다.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로 대표되는 바이오사업이다. 지난 2012년 삼성그룹이 밝힌 5대 신수종사업 중에 사실상 가장 힘을 받고 있는 사업군이 바로 바이오다. 바이오사업에만 2조 1000억 원 투자가 확정됐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는 로슈, 암젠, 얀센 등 오리지널 개발사들이 바이오 의약품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생겼고 이를 공략하는 것이 삼성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계획이다. 오는 2020년 전 세계 2660억 달러(약 234조 원) 규모로 성장할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합성 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의 2배가 넘는 7.1%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곳이다.
검증된 기술력 없이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도 반도체사업과 바이오사업의 공통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단순 조립에서 자체 기술 개발, 생산 단계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국내외 전문가를 영입하고 선진 기업의 기술을 학습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바이오사업에서는 위탁생산(CMO)에 우선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으로 이 논리를 적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은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 가운데 가장 큰 기대감과 지원을 받고 있다"며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여러모로 과거 반도체사업을 추진하던 방식과 유사하지만 그때 당시보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만큼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바이오사업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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