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美 허쉬 전략적제휴 이상없나 홍콩 합작법인 지분 '51대49'서 '50대50'으로 변경..국내 기술사용료도 올려
문병선 기자공개 2014-08-01 09:59: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30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과가 미국 허쉬사와 합작(Joint Venture)으로 설립한 '롯데-허쉬 푸드(LH Foods Co.,Ltd)' 지분 1%를 미국 허쉬(Hershey's)사에 매각했다. 아울러 허쉬에 지급하는 기술사용료를 기존 '1.5%~3% 차등지급' 조건에서 3%로 일괄 상향조정했다. 양사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 과거와 다른 변화가 오고 있는 건 아닌지 주목된다.30일 업계에 따르면 2007년 미국 최대 초콜릿 및 제과업체 허쉬와 한국 최대 제과업체인 롯데제과간 합작으로 관심을 끌었던 홍콩법인 '롯데-허쉬 푸드'의 지분 1%가 롯데제과에서 허쉬로 올해 1분기에 넘어갔다.
이 거래 결과 '롯데-허쉬 푸드' 지분율은 기존 '51(롯데) 대 49(허쉬)'에서 '50 대 50'으로 변경됐다. 매각 대금은 23억 원이다.
롯데제과와 허쉬는 2007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제휴의 정확한 금융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지분 변경이 예전부터 예정된 변경인지, 아니면 기존에 예상되지 않은 특수상황에 따른 변경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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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자본거래와 기술사용료 변경 계약 등을 종합해보면 롯데제과는 과거보다 미국 허쉬에 더 많은 당근을 쥐어주고 있다. '51%'라는 과반수를 초과하는 지분율에서 1%를 허쉬에 내준 것이나, 기술사용료를 더 높여준 것은 누가 봐도 롯데제과에 불리하고 미국 허쉬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허쉬는 합작 관계에서 벗어나 아시아 시장을 독자적으로 공략하려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2012년 9월경 미국 번스타인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알렉시아 하워드는 한 투자 보고서에서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사례를 보면 롯데그룹이 제과 사업에서 벗어나 그룹의 포커스를 다른 곳으로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미국 허쉬가 롯데제과의 한 사업체를 인수할 수 도 있는 등 허쉬의 아시아 지역 전략이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의 전망은 미국 허쉬가 인도의 한 합작사 파트너 지분을 모두 매입한 이후 내놓은 것이다. 미국의 여러 전문가들은 허쉬가 아시아 파트너들과 합작을 정리하고 지분을 모두 사들여 독자적으로 아시아를 공략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허쉬는 말레이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현재 제과 공장을 건설 중이다.
따라서 롯데제과가 이번에 허쉬에 합작사 지분 1%를 내주고 기술사용료 계약을 변경한 건 이런 허쉬의 전략 변화를 감지하고 여러 당근을 제시하면서 기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허쉬와 롯데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허쉬가 쥐고 있다"며 "허쉬의 아시아 스탠스가 그 관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 역시 스스로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길리안 초콜릿 등을 인수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다"며 "허쉬가 이런 롯데를 견제하려 변화를 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허쉬와 롯데제과가 합작 관계를 청산한다면 롯데제과는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나 아시아 제과 시장에서 여러 전략적 변화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쉬는 국내에서 'CSH푸드'라는 영업소를 두고 있으나 대부분의 판권은 롯데제과에 있다. 허쉬 초콜릿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해 롯데제과가 아직 공략하지 못한 소비자층을 갖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 "지분 매각은 기준 수평적, 우호적 제휴 관계를 더 강화하는 일"이라며 "전략적 제휴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의 사전 행사 중 하나인 프로암 대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존 빌브레이(John Bilbrey) 허쉬 최고경영자(CEO)와 동반 라운딩해 기존 우호적 관계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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