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패밀리 분리]정재봉 부회장 개인회사 '교통정리'①사우스케이프·한섬컴 합병, 사업성 떨어지는 곳 묶어
신수아 기자공개 2014-08-25 09:30: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8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 보수적이던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홈쇼핑을 내세워 굴지의 패션 업체 '한섬'을 인수하며 유통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초기 부진한 시너지 효과를 딛고 점차 현대백화점그룹 속에 녹아 들고 있는 한섬. 그룹의 품에서 점차 안정화되면서 창업주 정재봉 부회장이 점차 분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정재봉 부회장은 한섬 인수와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으로 편입됐던 개인 회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는 9월 골프장 운영 회사 사우스케이프와 광고대행업체 한섬커뮤니케이션 합병을 결정하며 그 물꼬를 텄다.
이 두 회사는 사실상 정 부회장과 오너 일가가 지분의 100% 갖고 있는 개인 회사다.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후에도 정 부회장이 한섬의 등기임원직을 유지하자 그룹과 정 부회장은 특수관계가 됐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들은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단독 또는 총수의 관련자와 합해 회사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소유한 최다출자자 회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계열사로 편입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두 회사의 표면적인 합병 이유는 "경영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헌 합병"이다. 그러나 골프장 개발과 관리를 위해 설립된 사우스케이프와 광고 대행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한섬커뮤니케이션 사이의 사업적 시너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그 목적이 의아하다.
더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섬커뮤니케이션은 연간 매출이 1억 원도 되지 않은 규모가 작은 회사다. 연간 매출액의 대부분은 인건비로 지급되며, 정 부회장 및 계열사의 금전거래의 '중간 고리' 역할을 주로 맡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두 회사의 사업상의 시너지는 크지 않다"며 "공통점은 정 부회장과 일가의 지분율이 100%에 이른다는 점, 또한 의도치 않게 그룹내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두고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가 현대백화점그룹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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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의 개인 사업체는 한섬을 제외하고 모두 골프장과 부동산 사업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특히 사우스케이프가 영위하는 골프·리조트 사업은 정 부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자녀들은 패션 사업을 물려받을 의지가 없어 매각에 나섰던 것"이라며 "패션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며 손에 쥔 자금은 정 부회장은 본인의 오랜 꿈이었던 골프장 사업을 꾸려가는데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즉 골프장·부동산 사업을 중심으로 제 2의 경영을 꿈꾸는 정 부회장이 시장의 관심을 떠나 개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점차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첫 단추로 한섬 매각 후 사실상 사업성이 사라진 한섬커뮤니케이션은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한섬커뮤니케이션의 연간 5000만 원 선 규모의 매출은 한섬을 통해 발생해왔다. 그러나 2012년 그룹에 편입한 이후 해당 매출 거래는 사라졌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에 임차보증금과 단기대여금 등이 묶여 있는 등 특수관계인과의 채무거래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청산 절차가 쉽지 않아 일단 합병을 통해 창구를 단순화 시켰다는 해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A를 통해 해당 업체와 엮여 있는 업체들이 합께 편입되는 경우는 자주 발생한다"며 "페이퍼 컴퍼니나 사업성이 미비한 경우 청산 절차를 밟고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지분 관계나 사용인 관계를 정리해서 분리한다"고 설명했다. 즉 개인 회사 법인을 묶어 효율적인 편제를 만든 이후 그룹과의 특수관계 청산을 통해 분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련의 준비 작업이 그룹으로부터 분리 수순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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