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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신용평가 유지 필요" "단수평가 부작용이 훨씬 커"...지정 및 순환제는 장기적 검토

민경문 기자공개 2014-08-20 13:26:52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9일 1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신용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 대부분은 복수 신용평가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신용평가사간 질적 경쟁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 발행사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환평가제의 경우 글로벌 규제의 변화 추이를 살피면서 장기적으로 도입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지금까지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된 신용평가업무에 대한 '발행자 지불방식'에 대해서는 마땅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했다.

◇"단수 평가는 등급 쇼핑 더욱 확대시킬 것"

발제자로 나선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복수 신용평가제도가 신용평가에 있어 발행자의 주도권을 낮추는 제도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국내의 신용관련 시장의 규모가 적정 수준으로 확대되는 수준까지는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수평가가 제도화될 경우 등급쇼핑의 문제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글로벌 신용평가 규제가 신용평가 의존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보완이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해 기계적인 신용평가에 의존하는 기존 제도 일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국 NICE신용평가 전무는 "복수평가제를 유지하되 지정된 신평사 1곳, 발행자가 선정한 신평사 1곳으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며 "지정대상을 교섭력이 강한 대기업 및 금융 공기업 위주로 순환해 선정한다면 다른 중소기업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정 및 순환제, 부작용이 더 커

신용평가 지정제나 순환제의 도입은 글로벌 규제의 변화 추이를 살피면서 장기적으로 도입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위원은 "신용평가 이해상충 해소와 발행자 우위의 신용평가 시장 개선을 위해 이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경우 구조화증권만 지정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선진국에서도 각종 부작용 때문에 본격적인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정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행사들의 조달 타이밍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자칫 구조화증권을 포함한 발행 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고 신용평가사의 독립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의 경우 "복수평가제를 유지하고 순환 및 지정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기존 신용평가사의 과점 구조를 고착화할 뿐만 아니라 신평사간 질적 차별화를 모색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발행자 지불 방식, 지금으로선 마땅한 대안 없어"

세미나 참석자들은 발행사가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 하에서 등급 쇼핑 등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결 방안을 내놓는 데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신용평가 이용자들에 대한 정보 이용료 수입을 증대시킴으로써 발행자에 의한 수수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며 "특히 투자자와 이슈어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도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투자자 지불 방식의 경우 신용평가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비용을 내는 사람이 적다는 데에서, 프리라이딩(free-riding)의 문제가 가장 크게 부각될 수 있다"며 "또한 이 방식대로라면 등급이 과도하게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용국 NICE신용평가 전무는 "이슈어 페이 모델은 불특정 투자자가 무료로 신용등급을 이용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는 관련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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