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입 한섬, 단기조달 시동..그룹 재무전략 이식? 전단채 발행 확대, 현대홈쇼핑 피인수 후 차입전략 변화
황철 기자공개 2014-08-26 10:38: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2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섬이 전자단기사채를 통해 시장성 조달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후 나타난 재무전략의 변화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한섬은 풍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가 집행됐지만 지금까지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재고자산 확대로 운전자본 부담이 다소 증가하고 브랜드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자금수요도 늘고 있다. 대규모 차입을 집행할 정도는 아니지만 재무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자금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부터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발행에 적극적이었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조달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전단채 누적 발행액 270억, 잔액 120억
한섬은 이달 들어 140억 원어치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다. 8일 30억 원을 시작으로 14일 20억 원, 20일 90억 원을 조달했다. 8일 발행분 중 20억 원을 갚고 미상환 잔액 120억 원을 남겨두고 있다.
한섬은 지난달 18일 40억 원의 전자단기사채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같은달 21일, 24일, 25일 잇따라 20억~50억 원을 조달하는 등 발행 빈도를 늘렸다. 만기 역시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3일~7일짜리 초단기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20일 이상으로 만기가 늘었다.
한섬은 지난 5월 1000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설정했다. 넉넉한 한도를 볼 때 앞으로 조달 규모와 빈도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달 여간 누적 발행량은 270억 원이다.
|
한섬은 그동안 시장성 조달은 물론 외부 차입 자체를 자제해 왔다. 지금까지 재무제표에 잡힌 차입금은 금융권 단기대출 10억~20억 원대가 전부다. 반면 현금성 자산을 1000억 원가량 보유하고 있어 순차입금은 대규모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번 전단채 발행이 조달 방식이나 규모 면에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후 차입전략에 수정이 가해졌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대백화점 계열은 과거부터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조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현금 유출입이 빈번한 유통업 특성상 차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이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
대주주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5월 4000억 원의 전단채 발행 한도를 설정하고 최근까지 조달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 역시 기업어음과 전단채를 주된 단기차입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 펀더멘털 우수, 재무효율성 관리 차원
여성의류 전문기업 한섬은 2012년 1월 현대백화점 인수 후 유통망 확대와 함께 매출 규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 재고를 위한 고가 판매와 할인 최소화 정책 등으로 재고자산 회전율이 낮은 편이다. 최근 매출 증가와 함께 재고 부담도 동시 증가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은 현금흐름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자체사업과 해외 브랜드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자금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풍부한 영업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감내할 정도의 수준이지만 재무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단기조달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조나 재무구조가 워낙 우수해 단기 차입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후 단기자금수지를 저금리 조달로 매칭하는 등 재무 효율성 관리 차원에서 전단채 등을 활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